바쁘긴요? 전 늘 한가해요.
바쁘다는 게 뭘까. 좋은 뜻일 수도 있지만, 참 한심한 삶일 수도 있다. 바쁘다는 말 속에는, 그냥 지나쳐야 하는 한가한 중요한 것들이 아깝게 서성거린다. 바쁜 것과 중요한 것이 꼭 동의어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 난 바쁘지 않다. 충분히 한가하며, 중요한 것을 위해 바쁨의 순위를 조정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팽개치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지금 해야할 의미있는 것을 위해, 나의 스케줄들을 조정할 수 있다. 나는 삶을 사랑한다. 삶의 빈 간을 채우기 위해 허겁지겁 달려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것을 채워서 무엇 하는가.
연애할 때 기억나는가. 다른 것들은 아무 것도 바쁜 게 없다. 한 여인의 말 한 마디가 삶의 모든 바쁨과 중요함의 우선 순위를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내 삶과 연애하고 세상과 연애하고 미래와 연애하고 새로움과 연애하며 살자는 다짐이다. 바쁘긴 뭐가 바쁘단 말인가. 당장 죽어도 할 말 없을, 그 인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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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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