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됐다가 전격 석방된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 씨 등 미국인 2명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밤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됐던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워싱턴주 매코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번 석방 결정과 두 미국인의 미국행은 철저한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미국 국무부는 8일 오전 케네스 배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가 석방됐다고 발표를 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케네스 배 씨와 밀러 씨의 석방 문제에 관해 클래퍼 국장이 미국을 대표해 북한 당국과 협의를 벌였다” 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그동안 두 억류 미국인들의 석방 교섭을 위해 전직 미국 대통령급 인사의 특사 파견을 재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같은 특사 파견이 자칫 평양 당국의 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클래퍼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을 직접 만나지는 않고 북한의 고위 인사와는 두루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클패퍼 국장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오바마의 친서는 짧고 명료하게 억류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바마의 친서’는 내용을 떠나 전달 사실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 백악관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행동이 없는 한 별도의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물론 미 국무부는 여전히 억류자 석방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석방 협상을 계기로 북미간 대화채널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관측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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