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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 공급방식 손질, 결국 없던일로

최종수정 2014.09.15 10:34 기사입력 2014.09.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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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행복청, 공공택지 청약 손질작업 나섰지만 백지화

-정부 "물량 적고 과열 경쟁없어, 더 지켜볼 것"…업계 "대형-중소기업간 이견 조정 못해 봉합한 것"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투트랙(Two-track)으로 추진하던 공공택지 청약 손질작업이 백지화됐다. 일부 업체가 공동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를 동원하며 경쟁이 과열되자 정부가 공급방식 개선에 나섰지만 결국 물거품된 것이다.
15일 국토부와 행복청에 따르면 추첨제인 공동주택용지의 공급방식 개선 추진을 백지화하고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론지었다. 택지공급 현황을 모니터링해본 결과 "제도개선은 이르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상 공동주택용지는 사업시행자가 공급기준을 정해 추첨으로 공급대상자를 정한다. 주택건설실적 등과 관계없이 주택사업등록업자는 모두 택지를 신청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의 주택건설실적이 있다면 우선 공급 대상이 되는데, 현재 전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없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소업체가 당첨확률을 높이고자 다수의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신청하는 등 과열 경쟁이 벌어졌다. 올 8월까지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서귀포강정 4블록으로 228개 업체가 신청했다. 구리갈매 C1블록(120개), 광주수완 C435블록(127개)은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다. 공공택지는 매입, 인·허가, 미분양의 위험이 적어 건설사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못한 결과다. 특히 정부가 2017년까지 도심 외곽에 공급하던 공공택지를 지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업성 높은 택지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부는 지난 4월 말 대형 건설사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와 중소주택건설사 단체인 대한주택건설협회를 불러 자회사를 동원한 택지 입찰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6월 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여의치 않으면 택지 전매를 제한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하지만 공급실태를 점검한 국토부 관계자는 "7월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월별 택지 공급 내역과 경쟁률 등을 보고받았는데 물량이 적고 과열 경쟁이나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현행대로 가는 게 맞다. 다만 추이를 더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LH에 따르면 5~8월 공동주택용지 47개 블록 중 수의계약분을 제외한 22개 블록이 분양(추첨)으로 공급됐다. 5월 이전처럼 100개가 넘는 업체가 신청하진 않았지만 8월 화성동탄2 A43블록 전용면적 60~85㎡ 아파트 땅이 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부가 택지개발지구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구한 것과 별개로 행복청이 세종시 내 공동주택용지 공급 개선을 추진했지만 역시 없던 일이 됐다. 주택협회와 주건협에 추첨대상자 추천을 의뢰하는 협회 추천방식을 도입하려 했는데, 추천 비율을 놓고 두 협회가 이견을 보이면서 무산된 것이다. 주택협회는 5대 5를, 주건협은 8대 2를 주장한 가운데 행복청이 7대 3 또는 6대 4의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협회 추천을 검토하다 시장원리 위배 등의 문제점이 거론되며 현행대로 하기로 했다"며 "다만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하면서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른 방법을 통해 공급 방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형업계와 중소업계 간 이견을 조정하지 못해 봉합해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점점 가용택지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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