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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더힐 '고무줄' 감정평가, 모두 '부적정' 결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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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한남더힐 적정 평가 총액 1조6800억~1조9800억원"
-국토부, 6월 중 징계위 열고 감정평가사·법인 징계 방침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서울 한남동에 들어선 고급 민간임대아파트 '한남더힐'의 분양전환과 관련한 감정평가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정부의 판정이 나왔다. 시행사가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받은 2조5512억원의 감정평가서와 세입자 측이 받아든 1조1699억원의 감정평가서가 모두 부적정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6월 중 감정평가사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감정평가사에게는 최대 업무정지 2년의 처분이, 감정평가법인에는 최대 과징금 5억원의 징계가 내려지게 된다. 무엇보다 민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 과정에서 감정평가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명확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입자·시행사 측 감정평가서 모두 부적정=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에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결과, 세입자와 시행사 측 감정평가서 모두 부적정 판정이 났다고 2일 밝혔다.

감정원은 올 1월1일~5월29일 감정평가서 분석, 현장 조사, 자료 수집, 감정평가사 의견 청취, 자문·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한남더힐에 대한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세입자 측 평가법인인 나라·제일평가법인과 시행사 측의 미래새한, 대한평가법인이 법령에서 정한 기준과 방법, 절차에 따라 감정평가를 했는지 따져봤다. 이 과정에서 감정원은 ▲인근 유사한 공동주택의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한 비교방식 ▲대상 물건의 건설에 드는 원가방식 ▲대상임대료 등을 분석한 수익방식을 적용해 적정가격을 산출해냈다.
그 결과 양 측 모두 위의 3가지 방식을 모두 적용하지 않았고 주된 평가방법으로 채택한 비교방식에서도 사례 선정, 시점 수정, 조망·위치 등 품등 비교가 대부분 미흡했다. 이에 따라 세입자 측 평가법인은 감정평가액을 현저히 낮게, 시행사 측 법인은 현저히 높게 측정하는 등 적정가격을 벗어났다. 한남더힐 600가구에 대한 평가 총액의 경우 세입자 측은 1조1699억원을, 시행사 측은 2조5512억원으로 1조4000억원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감정원이 발표한 적정가격 수준은 1조6800억~1조9800억원이다.

한숙렬 감정원 타당성심사처장은 "공동주택의 평가는 비교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하나 이상의 다른 감정평가방법으로 산출한 금액과 비교해야 하는데 모두 비교방식만을 적용했다"면서 "비교방식의 경우에도 유사 실거래 사례를 기준으로 시점을 수정하고 품등을 비교해 적정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데 일부만 적용해 모두 부적정으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원이 발표한 적정 감정평가액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유병권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평가 결과는 감정평가사가 기준에 맞게 감정했는지 보기 위한 기준으로 직접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중요한 레퍼런스(참고)가 될 것"이라면서 "세입자와 시행사가 이를 받아들이거나 다시 평가를 할 수도 있고 어떤 식으로든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절차는…= 국토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해당 감정평가사(법인 포함)에 대해 6월 중 감정평가사징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할 계획이다. 현행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감정평가준칙을 위반해 감정평가를 한 경우 감정평가사에는 자격 취소, 등록 취소, 2년 이하의 업무정지, 견책의 처분이 내려진다. 감정평가법인에는 2년 이하의 업무 정지, 최대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유병권 토지정책관은 "우선 징계위원회를 열고 감정평가사에 대한 징계 수준을 논의한 뒤 변호사 자문을 거쳐 이를 법인에 적용하는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행 양벌 규정상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법인에 대해 업무 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중 감정평가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실시해 관행화된 감정 평가 부실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또 이 같은 부실 평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감정평가실무기준'을 개정, 대규모 일반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감정평가 연수규칙을 고쳐 윤리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유 토지정책관은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서를 발급할 때 감정평가서와 관련 서류를 감정평가정보체계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해 감정평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부실 감정평가에 대한 징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더힐은 서울 한남동 60번지 일대(옛 단국대학교 부지)에 지하 2~지상 12층, 32개동으로 지어진 고급 공동주택 단지다. 전용면적 87~332㎡ 600가구 규모로 5년 임대 후 분양전환을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2011년 입주를 시작한 뒤 지난해 7월부터 분양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세입자와 시행사 측이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에서 제시한 감정평가금액이 한 채당 최대 50억원까지 벌어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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