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17번, 지하 1000m"…성과 뒤 숨은 과학자의 시간
과총, 과학의 날 수상자 설문…집념·전환점·현장성 '공통 키워드'
북극 탐사를 17차례 주도하며 국내 극지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고, 제자의 작은 관측에서 시작된 이상 신호를 수소센서 연구로 발전시킨 과학자들. 지하 1000m 실험실에서 암흑물질 신호를 기다리고, 현장의 경험에서 데이터 해석의 실마리를 찾아낸 연구자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과학의 날을 맞아 훈·포장·표창 수상자 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구 성과 뒤에 숨겨진 과학기술인의 도전과 인간적 서사를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받은 남승일 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IMF 외환위기 당시 연구 기반이 붕괴된 상황에서도 북극 탐사를 이어가며 빙상 붕괴와 심해 기수 환경 등을 규명했다.
같은 훈장을 받은 이우영 연세대학교 특훈교수는 제자의 작은 이상 신호를 수소센서 연구로 발전시킨 사례를 통해 연구의 전환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줬다. 해당 제자는 이후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로 성장했다.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받은 차미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북한 위성 영상 분석 과정에서 탈북자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를 해석한 경험을 소개하며 "현장의 이해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전했다.
또 과학기술포장을 받은 이현수 기초과학연구원 부연구단장은 지하 1000m 실험실에서 암흑물질 신호를 기다린 경험을 통해 기초과학 연구의 본질인 '인내'를 강조했다. 김희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센터장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바이오유화제를 현장에 적용한 사례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에서는 ▲장기간 연구를 지속하게 만든 집념 ▲예상치 못한 계기로 형성된 연구의 전환점 ▲현장 경험과 사회와의 연결이라는 공통 요소가 도출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발표 15분 전' 소름 돋는 타이밍 "또 미리 알았나...
과총은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과학기술 성과를 결과 중심이 아닌 '사람과 과정 중심'으로 전달하는 과학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과총 관계자는 "과학기술인의 성과는 수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사람의 이야기로 과학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