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전남)=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통화라도 많이 할 걸. 넌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엄마가 숨이 끊어져도 넌 내 가슴 속에서 영원히 함께 할거야. 살아서 널 기다려 미안해. 혼자 먼저 보내서 미안해." (고 김동협 군 어머니)
'어버이 날'인 8일 팽목항 부둣가에는 자식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애끊는 마음을 써 내려간 부모의 편지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생전에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엄마, 마지막 인사라도 하게 해 줘 고맙다는 아빠의 글귀가 아이들에게 가 닿을 것처럼 진도 앞바다를 향해 펄럭이고 있다.
'사랑하는 우리 지현아. 빨리 돌아와라. 바람이 너무 차다. 밥먹자' '엄마가 어제 밥 해 놓고 왔는데 먹었니'라며 먼 곳에 있는 아이의 끼니를 걱정하는 부모의 애달픈 심정이 전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여 주고 간 새끼에게 '혜선아 약속 지켜줘서 땡큐' '고맙다. 이렇게 돌아와 줘서.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팽목항을 떠난 가족도 있었다. '세호야 엄마 아들이어서 행복했다'는 엄마의 글에 누군가 '엄마! 난 엄마 아들이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진짜로'라는 글을 남겨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사랑하는 우리 아기 이 할머니가 키워준 우리 재능이 보고싶다. 빨리 엄마 아빠 품에 돌아오기를 빈다'며 손주에 대한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을 손바닥만한 작은 메모지에 꾹꾹 눌러담은 할머니도 있었다.
다음 생에서는 못다한 꿈을 펼치기를,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기를 부모는 바라고 또 바랐다. '공주로 태어나서 공주 대접 받으며 살아' '거기서 즐겁고 행복해라' '아들아 어디에 있더라도 네 꿈 꼭 이뤄. 사랑한다 아빠가'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