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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다이빙벨 논란에 구조당국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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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작업 현장에서 '다이빙벨'이라는 장비를 둘러 싼 논란이 거세다. 애타는 심정의 가족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유용한데 왜 투입 안 하냐"고 주장하는 반면 구조 당국에선 "쓸모가 없다"며 꺼리고 있다.

다이빙벨이란 중세 유럽 잠수부들이 커다란 종을 바다에 던져 놓았을 때 내부 위쪽 공간에 일종의 에어포켓이 생성되는 점을 이용해 잠수 시간을 늘려 작업했던 것을 응용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다이빙벨은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가 2000년에 제작한 것으로 물 밑 작업 공간까지 잠수부를 이동시켜 주는 일종의 '엘리베이터'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다이빙벨은 잠수부가 물속 작업 공간까지 내려가는 수고를 덜어주고, 휴식까지 할 수 있어 최대 20시간까지 수중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대로 다이빙벨이 구조 작업에 투입돼 제 역할을 해 준다면 지지부진한 구조 수색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군ㆍ경ㆍ민 합동 구조팀은 현재 한가닥 케이블에 매달려 1시간짜리 산소통을 짊어지고 수면 아래에서 선체까지 오가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을 쓰는 바람에 선내에 머물면서 수색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아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1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군 당국은 구조 작업을 민간에게 넘기고 표류 시신 수습에 전념하는 게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조 당국ㆍ일부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다이빙벨이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수중 공사 같은 경우라면 몰라도 격실구조가 복잡한 선체 내부수색의 경우는 현재 군ㆍ경 구조팀이 쓰고 있는 '스쿠버 방식'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2일 "(다이빙벨 방식은)산소를 외부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수중에서 오래 체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야확보가 매우 제한되고, 격실구조가 복잡한 선체내부 수색의 경우는 공기공급 호스가 꺾여 공기 공급이 중단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오랫동안 수중체류로 인한 잠수병의 위험성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군경 구조 당국에선 이 대표를 신뢰할 수 없다며 극도의 불신을 표출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 오후 이 대표가 구조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며 다이빙벨을 싣고 진도로 향하는 바람에 한때 투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군ㆍ경의 반대로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갑론을박 속에서 피해 가족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이미 침몰 7일째를 맞고 있어 선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소모적인 논란으로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배경엔 초기부터 모든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하지 않았던 구조 당국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구조 당국은 초기부터 채낚기 어선ㆍ바지선ㆍ플래팅도크ㆍ리프팅백(공기주머니)ㆍ원격무인탐색장비 등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미적거리다 최근에야 이같은 장비를 동원했다. 다이빙벨 논란에는 결국 구조작업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과 부실함에 대한 불만이 배어 있는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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