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의 거시경제가 일부 좋아지고 있으나 실물경제의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스페인의 수출 규모는 2340억유로(약 336조38억원)로 1971년 이후 42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스페인 주식시장은 1년 사이 26% 뛰고 국채금리는 빠르게 하락 중이다.
거시지표 회복에도 스페인의 내수경제는 여전히 취약하다. 강도 높은 고용시장 개혁으로 단위 노동비용이 낮아지고 생산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실업률은 26%로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의 공공 부문 부채가 낮아졌다지만 여전히 GDP의 94%에 육박한다. 미국의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낮은 인플레와 소비침체로 오는 2018년까지 스페인의 공공 부채가 GDP의 118%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국채 금리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최근 9년만의 최저치인 3.08%까지 떨어졌다. 빠른 금리 하락은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 회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스페인 등 이른바 주변국 채권시장에 투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의 10년물 국채와 스페인 국채 간 금리격차(스프레드)는 최근 6개월 사이 0.84%포인트나 벌어졌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인 지난 2012년 초에도 독일 국채와 스페인 국채 간 스프레드가 벌어진 바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마우로 기옌 국제경영학 교수는 "스페인의 경기회복세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가늠할 수 없다"며 "스페인의 긴축정책이 언젠가 효과를 보겠지만 시간은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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