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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1호 女감독 이옥자, 다시 나고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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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BL 아이신AW윙즈 지휘봉 잡다

이옥자 감독[사진=KDB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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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언제 또 기회가 오겠어요. 지난 실패를 꼭 만회해야죠."

이옥자 전 구리 KDB생명 감독(62)이 일본여자프로농구(WJBL) 아이신 AW 윙즈의 지휘봉을 잡는다. 20일 일본 나고야로 출국해 21일부터 선수단을 지휘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2001년부터 3년간 후지쓰 레드웨이브를 맡아 WJBL 1부리그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샹송화장품 V-매직으로 자리를 옮겨 2005년까지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9년여만의 WJBL 복귀는 그에게 명예 회복의 기회다.
2006년부터 5년여 동안 태릉선수촌 지도위원으로 일한 이 감독은 한국여자프로농구(WKBL)에서도 여성 감독 1호의 기록을 갖고 있다. 2012년 4월 KDB생명 감독에 선임됐다. 그러나 팀은 13승 22패로 정규리그 꼴찌를 했고, 그는 1년여 만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이 감독은 바로 일본으로 향했다. 그는 "첫 여성 감독으로서 농구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특히 감독 수순을 밟는 애들을 볼 낯이 없었다"고 했다.

실패의 원인으로 이 감독은 긴 공백을 꼽았다. 그는 "못난 짓을 했다. 태릉선수촌에서 5년여를 보내고 돌아와 지도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며 "실패를 거듭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이어 "운 좋게 맡게 된 아이신에서 이옥희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옥자 감독[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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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과정은 KDB생명 때보다 훨씬 치밀하다. 아이신이 정규리그 8경기를 남겨둔 지난 2월 일찌감치 감독으로 내정돼 원정경기까지 따라다니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지난 4일 부친상 등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고가는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하루도 분석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선수들의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감독은 "태릉선수촌에서 지도위원으로 일할 때 장영술 양궁대표팀 총감독(54)의 훈련법을 엿보고 '이래서 한국 양궁이 세계를 지배하는구나'라며 감탄한 적이 있다. 그 때부터 데이터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했다.
아이신에서 기술고문으로 일하는 남편 정주현(79)씨도 복귀에 큰 도움을 줬다. 부부는 이미 샹송화장품에서 감독과 기술고문으로 호흡을 맞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이 감독은 "아이신은 지난 시즌 9승 24패로 12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문 하위권 팀"이라면서도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조직력을 다져간다면 충분히 상위권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신의 반등으로 국내 여성 지도자들이 재조명받기를 희망한다. 그는 한국농구에 여전히 남성 중심의 문화가 남아있다고 본다. 실제로 박찬숙 이아이팩 대표이사(55), 정미라 MBC 해설위원(58) 등은 지휘봉을 앞에 두고 번번이 쓴잔을 마셨다. 박 대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이옥자 감독[사진=WKBL 제공]

이옥자 감독[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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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한국에서 활동하며 적잖게 위화감을 느꼈다"며 "일본은 여성에 외국인 신분인 내가 지휘봉을 잡을 만큼 열린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국도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주원 춘천 우리은행 코치(42), 유영주 KDB생명 코치(43), 정선민 전 국가대표 코치(40) 등을 부상할 주자로 손꼽았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쌓은 경기력을 후배들에게 직접 손으로 전수할 수 있는 지도자들"이라며 "지금 이상의 역할이 주어져도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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