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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빅매물]현대그룹 자구안 추진…새로운 전기 마련하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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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 LNG부문 1조1000억원 최고 몸값…IMM이 실사 진행중
- 현대증권, 36% 지분 매각…가격·강성노조 등 큰 걸림돌
- 현대로지스틱스, 국내 2위 물류업체로 롯데·GS 등서 관심
- 반얀트리호텔, 회원제 운영·수익성 제고 한계로 평가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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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특별취재팀=조영신·박민규·배경환·김철현·이윤재·이창환·임철영 기자


지난해 7월25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을 찾아가 30여 분간 면담했다.

산은 관계자는 "특별한 현안이나 주제를 갖고 만난 것은 아니다"며 "현 회장은 그간 산은이 도움을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도 "서로 처음 뵙는 것이고 앞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차원의 상견례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대기업 총수와 국책금융기관장간 이례적인 만남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현대그룹이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불거진 은행권과의 '불화'를 해소하고, 주력업종의 부진에 따른 유동성 어려움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산은과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냐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현 회장의 이같은 노력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빛을 발했다.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다음달,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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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이 체결되면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채권단의 간섭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대상선을 비롯해 현대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자산매각 등 인수합병(M&A)이 더디기 때문이다.

3조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 사업부와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반얀트리호텔 등 모두 5개의 계열사 및 사업부를 매물로 내놓았다.

당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마련키로 했던 현대로지스틱스는 매수의사를 타진하는 기업들이 나서면서 매각으로 급선회했다.

매각 대상 가운데 가장 가격이 높은 현대상선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 사업부는 현재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실사가 진행중이다. 매각 규모만 1조1000억원에 달할 만큼 대규모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IMM이 현재 진행 중인 실사가 끝나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외자유치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에 걸림돌이 없다는 이야기다.

해운업계는 현대상선의 LNG 전용선 사업부가 이번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 후 대형화주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해운업 불황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실사 과정에서 가격이 깎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그룹의 유동성 회복를 가늠할 수 있는 물건은 현대증권 등 3개 금융 계열사다.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현대증권의 새주인을 찾을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3%를 신탁받은 후 이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고 이후 매각작업을 완료, 차액을 정산하겠다는 것.

채권단은 증권 불황으로 현대증권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이같은 묘안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또 직접 주관사로 나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현대증권 매각에 나선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5.9% 등 모두 36%의 지분이 매각대상이다.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매각 대상에 자동으로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범현대가(家)를 꼽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HMC투자증권,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각각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규모가 작다.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범현대가가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KB금융이나 IMM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범현대가보다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하는 것이 더 맞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다. 현대그룹은 당초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 3사의 매각 가격이 7000억원∼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지만 시장 평가가격은 4000억∼7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수는 노조다. 강성으로 알려진 현대증권 노조는 인수자 입장에서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자산총계 18조9453억원, 부채총계 16조276억원, 자본금은 1조183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8405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손실 737억5100만원, 당기순손실 428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증권 업계 불황 속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자산 기준 4위인 현대증권은 소매영업, IB, 해외사업 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에 눈독 들이는 곳도 적지 않다.

기업공개에서 매각으로 급선회한 현대로지스틱스는 현재 롯데그룹과 GS그룹, 베어링PEA(중국계 사모투자전문회사)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택배를 보유한 국내 2위 물류업체다. 현대상선이 지분 47.6%, 현대글로벌이 24.3%,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2.0%를 가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당초 개업공개를 통해 1000억∼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금액(경영권 프리미엄 포함)은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이 2011년 쌍용건설로부터 1600억원에 사들인 반얀트리호텔에 대한 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회원제로 운영,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호텔은 2012년 말 기준 총자산 3424억원, 연매출액 363억원, 영업이익 38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호텔신라 등 동종 대기업의 인수가 예상됐지만 최근들어 기류가 변해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재무구조가 튼튼한 기업과 결합하면 성장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잘 성사되면 회원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노후가 시작된 신라, 하얏트, 힐튼 등과는 달리 인건비 외 따로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며 "인수자 입장에서는 마케팅만 조금 더 힘쓰면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매물"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그룹측은 "이번 자구안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시황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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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LNG부문 팔리면 3조 차입금 상환 숨통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위해 내놓은 주요 계열사 매각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룹의 유동성 위기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채비율이 1300%에 달하며 현대그룹 리스크의 핵심 계열사로 부각됐던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상선은 LNG운송사업 매각으로 빠르면 올 상반기 내에 1조1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수혈하게 된다.

이 자금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선박금융 등 단기차입금 3조원을 상환하는 데 쓰인다.

당장 현금이 돌면서 현대상선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1300%대인 부채비율도 600~700%대로 낮아질 예정이다.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3개 금융사와 현대로지스틱스의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현대상선의 나머지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게 돼 현대그룹의 자금난은 크게 경감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부진한 해운 업황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다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장경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올해 상위권 선사들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치의 컨테이너선박이 인도될 전망이라 공급 과잉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해운업 불황은 물론 경영전략의 실패로 인해 매년 수천억원대의 적자가 누적되며 그룹 전체를 위기에 빠트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과 함께 국내 빅2인 한진해운이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을 때 머스크와 스콜피오 탱커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불황에도 매년 수천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10년 전부터 고효율 친환경 선박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원가를 크게 절감한 경영전략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와 스콜피오 탱커 등이 에코쉽(Eco Ship))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남기면서 해운업 경쟁의 핵심이 운임에서 연비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연비경쟁의 결과로 해운사의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고 난 이후가 됐을 때 비로소 운임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다른 해운사들과의 경쟁심화로 인해 현대상선의 단기간내 수익구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전망"이라며 "수년간 누적적자로 인해 재무 여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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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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