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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끌던 한-호주 FTA '急체결', 호주쪽이 더 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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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돌파구 필요…공산품·자원무역, 韓·濠 '누이좋고 매부좋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과 호주는 FTA를 체결하기 위해 2009년 이후 7차례 공식협상을 개최했다. 외견상 협상기간은 5년이지만 협상 중단 등으로 지난해 11월 협상 재개 이후 최근 6개월 만에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FTA 협상이 급속도로 진행됐던 가장 큰 이유는 호주 측의 입장 변화였다.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2009년부터 이듬해까지 5차례 공식 협상 과정에서 우리는 한미 FTA와 유사한 수준으로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절차(ISD) 조항을 포함시키려 했지만 호주 측은 이를 반대해 2010년 5월 결국 협상은 전면 중단됐다.

그 이후 2년여에 걸쳐 비공식 회의를 가졌지만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다 2013년 9월 호주 총선에서 토니 애벗 현 총리가 이끄는 보수 야당연합이 승리하면서 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됐다. 당시는 세계 경기 침체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광산 경기가 불황으로 치달았고, 호주 경제도 휘청이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호주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과 경제 우호국인 일본 역시 경기 침체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를 타개할 묘안이 필요했던 호주 정부는 한·호주 FTA를 주목했다. 한국과 호주는 교역규모가 2007년 180억달러에서 2013년 303억달러로 5년 만에 68.3%나 급증할 정도로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등 주요 국가와 FTA를 체결하면서 FTA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일본과 FTA 협상을 진행 중인 호주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였다. 특히 한국은 공산품을 수출하고 호주는 에너지와 자원을 수출하는 상호 보완적인 무역 구조로 이상적이라는 장점도 부각됐다.

호주 정부가 우리 측이 요구한 ISD조항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11월 양국 정부의 협상이 재개됐다. 그동안 협상을 진행해오면서 관세철폐 항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를 내렸기 때문에 협상의 속도는 빨라졌다.

양국은 11월과 12월 두 차례 공식협상 이후 실질적인 타결을 확인했고, 지난 2월 협정문에 가서명을 했다.

그러나 의회 비준 동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는 한·호주 FTA 외에도 최근 한·캐나다 FTA 협상을 매듭지었고 중국·뉴질랜드 등과도 FTA를 추진하고 있어 농축산물 시장 잠식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반면 이미 미국과의 FTA를 통해 수입 쇠고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확보된 만큼 호주나 캐나다, 뉴질랜드 등과의 FTA가 우리 농축산업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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