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기업들의 계속되는 주가 하락세가 2분기 IPO를 앞둔 기업들의 가치 하향 또는 상장 일정 연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PO 전문가들은 IPO 예정 기업 중에 아직까지 뚜렷한 이익을 내지는 못하면서 잠재력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기업들이 인터넷주 하락 후폭풍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미국 온라인 스토리지(파일저장) 기업 박스와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이 대표적 예다. 박스는 지난해 1억6860만달러의 적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구글, 드롭박스 등 경쟁 스토리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재 2억5000만달러의 IPO를 준비중이다. JD닷컴도 적자 경영 중이지만 오는 7월 IPO를 통해 최대 15억달러를 끌어 모을 계획이다.
최근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는 대형 투자자들이 지난해 밸류에이션이 급등했던 인터넷 업종의 리스크를 재평가 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금리 인상 단행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 소재 증권사 ITG의 브라이언 페느케 세일즈트레이딩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업종 선별 작업이 두드러지며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던 기업에서 갈아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트위터와 중국의 텅쉰(騰訊·텐센트) 주가는 이미 지난 한 달 사이 20% 가량 떨어지며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상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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