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자신들의 '키즈'를 만든 탁월한 멘토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는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오딧세우스는 아들 텔레마쿠스의 교육을 절친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겼다. 친구이자 선생님이며, 지혜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멘토(mentor)라는 단어는 바로 여기서 유래됐다.


세계 역사 속에 등장하는 멘토는 대부분 남성이지만, 뚜렷하게 족적을 남긴 소수의 여성 멘토들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멘토의 사례는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이다. 설리번 선생이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헬렌 켈러를 인내와 사랑으로 키워내 말과 글을 가르친 덕에 결국 헬렌 켈러는 시각ㆍ청각 중복 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문계 학사 학위를 받았다. 100년도 더 된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책ㆍ영화ㆍ연극으로 다양하게 리메이크되며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퀴리 부인과 딸 이레느도 여성 멘토가 뛰어난 여성을 길러낸 사례다. 어릴 때부터 과학자인 어머니를 보고 자란 딸은 어머니에 이어 과학자가 되었고, 남편과 함께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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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경우 신사임당ㆍ허난설헌 등이 대표적 여성 멘토다. 이들은 여성 지도자를 길러내지는 못했지만, 빼어난 학문과 인품으로 후대 여성들의 멘토로 자리잡았다.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이면서도 시ㆍ서ㆍ화에 뛰어난 재능을 가져 이상적인 여성상을 제시했고, 조선을 대표하는 여류 시인 허난설헌은 27세의 나이에 요절했음에도 명성이 중국에까지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 들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성들이 늘면서 옛 멘토 대신 새로운 멘토들이 떠오르고 있다. '박세리 키즈'를 만들어낸 골프 선수 박세리와 '김연아 키즈'를 만들어낸 피겨 선수 김연아다. 1998년 박세리 선수가 US여자오픈 경기에서 감동적인 대역전극으로 우승하면서 많은 10대 소녀들이 '나도 할 수 있다'며 골프계에 뛰어들었고, 대표 박세리 키즈인 박인비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LPGA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의 뒤를 이어 나온 김해진ㆍ박소연 등 '김연아 키즈'들은 김연아 선수 은퇴 후 한국 피겨계를 이끌 새로운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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