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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KT ENS "대출사기사건 아니면 이 지경까지 안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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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3000억원 규모 금융권 대출사기 사건에 직원이 연루됐던 KT 자회사 KT ENS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불가피하게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강석 KT ENS 대표는 "이번에 상환하지 못한 CP는 주관사가 투자자를 모집해 루마니아 태양광사업자에게 자금을 빌려주기 위한 것으로 연장에 실패했으며, 채무인수 의무가 있는 KT ENS가 업무수탁 주관사로부터 상환요구를 받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기업회생절차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강 대표는 "금융 대출사기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정상적으로 돌아가던 CP에 대한 보증 이행 요청을 받아 지난 2월20일에 만기가 도래한 CP 453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한 바 있으며, 이후 계속되는 보증 이행에 대응하려 주관사를 통해 기존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과 별개로 신규 투자자 유치, 모회사 KT에 지원요청 등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하는 강 대표와의 질의응답이다.

◆ 모기업인 KT에 지원요청했으나 거절했다는데 그 이유는?

= 당사의 태양광사업 구조는 발전사업자가 SPC를 만들고 거기서 PF 만들어 활용하는 구조다. PF는 금융기관들이 만들고 우리는 구축을 맡는 역할이다. 당사는 2009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구축 전문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구축 업무를 주는 대신에 차후 사업이 잘못됐을 경우 채무보증을 요구하는 약정을 맺고 사업에 들어간다. 대출 사기사건 없이 정상적으로 사업이 굴러가는 구조였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차환이 들어왔을 때마다 해결했던 것이다.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사업도 17차례 걸쳐 롤오버가 됐다. 주관사에서 새로운 차환 발행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었기에 그것을 찾는 역할을 KT가 했고, 우리는 가능한 재원을 다 모아 만기도래한 453억원을 일차로 상환한 것이다.

당시 3월 12일까지 20일 정도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새로운 주관사를 선정해 가져가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모기업인 KT측에도 요청해 뛰어 봤는데 시간 촉박해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됐다.

KT에서 우리를 지원하려면 사업성을 비롯해 모든 것을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4달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채무보증이 들어오는 시간이 보통 1주일이나 20일 정도로 짧다. KT 입장에서도 판단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

◆ 법정관리를 결정한 시점 관련, 지난주까지 금융권과 태양광사업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KT ENS가 사업을 계속 가져가는 조건을 금융권에서 제안한 걸로 아는데 받아들이지 않고 법정관리로 급선회한 배경은?

=앞서 설명했듯 현재 주관사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데 실패했다. 찾지 못하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기에 주관사와 수차례 계속 협상 벌이며 새 투자자를 찾으려 노력한 것이다. 주관사는 만기 시점 이전에 우리에게 돈을 넣어줘야 하는 부분이고, 못 찾게 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된 것이지, 법정관리를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당사는 각 기관을 만나며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 시장에서는 전 회장과 현 회장과의 관계 단절을 위한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 또 만기가 돌아왔는데 연장이 가능했음에도 안된 이유는 대출 사기 사건 때문에 금융권의 '괘씸죄'가 붙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설이 있다.

= 꼬리 자르기가 아니다. 사업성을 놓고 보면 상당히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업성을 보이면 발전사업자가 리파이낸싱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서 빠져나가는 구조다. 루마니아 사업 같은 경우는 2~3년 정도 지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으로, 현재도 자체적으로 이자나 대출원리금 상환에 문제 없고, 1~2년 추가로 더 하면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음에도 당장 이런 일이 벌어졌다. 시간이 있었다면 사업 정상화에 전혀 문제 없었을 것이다. 당사는 4년 이상 사업을 해 봤기 때문에 사업성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 회사다. 그래서 금융기관이 능력을 믿고 사업을 줬던 것이다.

이번 대출사기사건은 아직 검찰에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당사보다 금융기관의 잘못이 더 컸던 것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CP를 발행하고 설계한 금융기관 입장에서 보면 그로 인해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서 앞서나간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다.

◆ KT에 요청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자금지원을 요청했는지 궁금하다. KT가 자금지원을 못한 이유는 주관사가 루마니아 태양광사업의 담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말이 있었는데 설명해 달라. 또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앞으로 루마니아 사업은 못하는 건가.

= 앞서 밝혔듯 자금지원이 아니라 새 주관사를 찾아 달라는 것이었다. 사업성은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하기에 부탁하지 않았던 것이다. KT가 자금까지 지원한다면 설명했듯이 사업성을 검토해 봐야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던지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는 구축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기업이다. 사업 결과 발전 용량이 덜 나오거나 효율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상황에서 채무보증을 염두에 뒀을 뿐이다. 금융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채무 변제 요구가 들어오게 되면 그걸 처리하는 데 필요한 돈이 금년 말로 1500억원 이상이다. 현재 약 500억원 정도를 했기 때문에 그걸 KT에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소는 구축을 완료해 현재 발전에 들어간 단계다 . 포기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있는 발전사업자 2개 회사와 함께 새로운 금융기관을 찾던지, 아니면 발전사업 자체를 다른 사업자로부터 리파이낸싱한다던지 등의 방안을 찾고 있다. 루마니아 발전소 효율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해 내부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 있나.

= 법원과 협의해야 할 문제이지만, 내부 인력구조는 매우 콤팩트한 상태다. 프로젝트 계약직까지 410명 정도가 있다. 주 영역은 KT 네트워크통합(NI) 사업이고, 당사는 2004년부터 해 온 전문기업이기에 일거리가 줄지 않는다면 구조조정할 유휴인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후 법원에서 요구하는 대로 자구노력을 가져갈 부분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현재 인력구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CP 발행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 달라. 또 사업성 검토하면서 시간이 부족했고 실사했더니 주관사에서 담보설정을 못한 점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처음에 주관사 선정하면서 내부 검토 과정에 문제 있었던 건 아닌가.

= 그 부분은 당사가 실수한게 사실이다. 담보설정 같은 부분이 명확히 어느 정도 되있는지 집중해 살펴보기보다는 사업성에 중점을 두고 심의했다. KT 외부 금융기관에서도 사업성에 대해서는 이슈를 제기하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법원과 협의해 리파인낸싱 쪽으로 가려 한다. 시간은 소요되겠지만 채권자들의 원금손실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투자자 비중은 개인과 기관이 2:1 정도다.

◆ 금융사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 금융기관이 당사에 돈을 빌려주는게 아니라 금융기관이 발전사업자(SPC)에 돈을 빌려주는 구조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계속 설명했지만 우리의 역할은 구축을 하고 추후 채무보증을 하는 것이지, 금융기관이 우리에게 직접 돈을 주는 구조가 아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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