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골프장 캐디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맞지만 근로기준법 기준의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려면 계약을 맺고 노무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용자가 직접적인 이익을 얻어야 하며 상호간 '임금 종속성'이 성립돼야 한다.
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를 따질 땐 근로계약은 중요하지 않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정도, 근로자가 독립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등 '업무 종속성 및 독립사업자성' 여부가 노조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노조법상 근로자가 인정되면 회사와의 교섭 등 노조활동이 가능하다.
서씨 등은 2008년 9월께 이용자들의 경기를 보조하던 중 진행이 더디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았고 이후 골프장 관계자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골프장 측은 캐디 한 명에게 '추후 처벌'을 전제로 출장 유보를 통보했다.
이에 전국여성노조 A골프장 분회 회원들이 출장 유보 해제를 요구하며 결근하는 등 항의하자 사측은 무단결장·영업방해 등을 이유로 서씨 등 4명에게 제명 처분을, 나머지 37명에게 출장유보 처분을 각각 내렸다.
1심은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노조법상 근로자인지를 살펴본 뒤 각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원고들을 노조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또 서씨 등 3명에 대한 징계는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며 원고일부 승소로 결론내렸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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