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최근 이제하 작가가 누리통신망(SNS)를 통해 자신의 소설이 ‘현대문학’에서 연재 거부당한 사실을 밝히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정희 유신’과 ‘87년 6월 항쟁’ 등을 언급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로 정찬 씨의 장편소설과 서정인 씨의 장편 연재도 중단시킨 사실마저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거세다.


이제하 등 연재 거부 및 중단된 작가들은 현대문학으로부터 "잡지 사정으로 연재를 중단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작가들은 현대문학지 소설 중단 사태를 '필화사건'으로 규정하며 저항할 태세다.

이에 도종환 의원(민주당) 등은 13일 성명을 통해 "문예지에서 작품을 선택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자유이며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이 문예지의 자유에서 부자유와 자기검열의 어두운 그림자를 본다"고 밝혔다.


또한 "통치자와 관련된 부분이 조금이라도 언급되는 것 때문에 자신들이 겪을 지도 모를 잠재적 불이익에 대해 몸을 사려야 하는 공포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예지로 하여금 비상식적이고 반문화적 판단을 하도록 내몰았다"며 현대문학에 반성을 촉구했다.

도 의원은 "70, 80년대처럼 지식인들이 스스로의 입에 빗장을 지르고, 예술가들이 자기검열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민주적 합의와 대화가 실종되고 검열, 통제, 사찰이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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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예지의 자기 검열로 문화예술인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전에서는 임옥상 화가와 이강우 화가 등의 작품이 청와대 직원이 다녀간 후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임옥상 화가는 "전시 배제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며 반발, 예술에 대한 정치적 검열과 통제가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형수 작가는 "출판사의 검열에 배후가 있든 없든, 일련의 사태는 공동체를 이데올로기로 쪼개는 행위"라며 "검열이 더욱 만연해져 예술이 보이지 않는 손에 탄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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