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비리청'오명 벗을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기상청이 '비리청' '파벌청'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인가. '청정 기상청'으로 거듭나 기상예보의 정확도도 향상될 것인가.
기상청의 내부 혁신 시동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혁신 성공의 관건 중 하나는 이른바 '귀족학맥'의 청산이다. 기상청은 특정학맥과 인맥이 내부 인사는 물론이고 기상관측과 관련된 장비의 도입과 과정에도 직간접 연결되면서 비리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8∼2012) 5급 이상 승진자 80명 중 40%에 해당하는 32명이 서울대와 연세대 특정학과(대기과학,기상 등)출신이었다. 현재 전국에 기상청 업무와 관련된 학과가 총 23개 대학에 47개 학과(학부, 대학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압도적인 비율이다. 더구나 특정 학맥 출신들은 퇴직후 기상 관련업체로 이직해 외부용역사업의 상당수를 수주해왔다. 지난 5년간 퇴직 공무원이 재직하는 업체에서 계약을 따낸 비율이 기상장비는 21.2%, 외부용역사업은 무려 61.2%로 평균 41.5%로 나타났다. '비주류' 출신 직원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임 청장 가운데 기상앵커출신의 조석준 전 청장은 2011년 2월 취임했다가 기상장비 입찰비리와 관련해 검찰에 기소됐고 정권이 바뀐 뒤 새 청장이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물러났다. 새로 취임한 이일수 전 청장의 경우는 취임 5개월만인 8월에 퇴임했다. 이 전 청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인 그에 대한 견제가 집중됐고 장비도입과 관련된 편의를 봐 주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실상 경질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한다.
한 기상전문가는 "잦은 예보 오보 문제를 풀려면 시스템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하는데 특정 파벌 중심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민간 기상업체와의 경쟁체제에 대해서도 기상청은 그동안 막기만 해 왔다"고 말했다.
산적한 현안을 안고 지난 9월 청장에 취임한 고윤화 청장이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고 청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상청은 조직ㆍ인사ㆍ예산 등 내ㆍ외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상업무 개혁시스템 부재와 잦은 기상장비 도입 비리 의혹 등의 언론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불신을 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까지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조직,인사,예산 등 전방위개혁을 실천하고 민간 기상서비스는 민간사업자가 담당할 수 있도록 역할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 나온 환경부 공무원 출신이다.기상청의 학맥으론 비주류지만 상급 부처인 환경부 출신이다. 고 청장이 재임기간 '비리청'의 오명을 벗겨낼지는 태스크포스 가동이 끝나는 내년 4월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