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원본보기 아이콘

1964년 도쿄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벌어졌던 야구가 2020년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0일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정식 종목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 종목 결정을 개최 7년 전까지로 규정한 올림픽 헌장과 관련해 “합의가 있으면 변경할 수 있다. 그다지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IOC 위원장은 ‘스포츠 세계 대통령’이다. 바흐 위원장은 자리에 앉은 지 이제 겨우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다. 위세가 당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야구 강국 일본을 방문해 한 말은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IOC는 지난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총회에서 레슬링의 종목 존속을 결정하는 등 도쿄 올림픽에서 치를 28개 정식 종목을 확정했다. 바흐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종목 추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꽤 큰 사안인데 그는 “IOC에서도 야구·소프트볼의 재진입에 대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올림픽 헌장은 합의에 의해 개정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일본은 야구도 잘하지만 소프트볼도 강국이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네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1개씩 땄다. 이는 미국(금3 은1)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야구(은 1 동2)보다 앞서기도 한다. 물론 야구는 올림픽보다 수준이 높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은 우승 두 차례와 3위 한 차례 등 세 차례 열린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했다.


1964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도쿄 올림픽 19개 정식 종목과 2개 시범 종목에선 93개 나라 5151명의 선수가 기량을 겨뤘다. 19개 정식 종목 가운데 배구와 유도는 첫 정식 종목으로 펼쳐졌다. 무술인 유도를 스포츠로 만든 일본은 4개 체급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로 출전 선수 모두가 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제한급에서 네덜란드의 안톤 헤싱크에게 금메달을 내준 것을 뼈아파했지만. 일본은 도쿄 올림픽 이전 세 차례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휩쓸었다. 이들 대회에선 무제한급, 1개 체급만 열렸다. 4개 체급으로 바뀐 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부터였다.


용의주도하게 유도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만든 일본은 1964년 도쿄 대회 뒤 올림픽에서 금메달 36개와 은메달 18개, 동메달 18개를 거둬들였다. 2위 프랑스(금12 은8 동24), 3위 한국(금11 은14 동15)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금메달 8개(남 3개 여 5개)로 전체 금메달 16개 가운데 절반을 쓸어 담는 수훈을 세웠다. 유도의 선전에 힘입어 일본은 2000년 시드니 대회 15위에서 10계단 뛰어오른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원본보기 아이콘

배구에선 여자가 금메달, 남자가 동메달을 목을 걸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전 네 차례 벌어진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세계 정상권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1964년 도쿄 대회 뒤 일본은 배구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3개씩 획득, 옛 소련(금7 은4 동1), 브라질(금4 은3 동2)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두 메달 전략 종목은 일본의 메달 레이스에 큰 도움이 됐다. 금메달 1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8개로 당시 세계 스포츠의 절대 강자인 미국(금36 은26 동28)과 소련(금30 은31 동35)의 뒤를 이었고, 동·서독 단일팀(금10 은22 동18)을 앞지르는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여기서 주목할 일이 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펼쳐진 야구다. 시범 종목으로 열린 건 처음이 아니었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1912년 스톡홀름, 1924년 파리, 1936년 베를린, 1952년 헬싱키, 1956년 멜버른 대회에서 이미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1964년 도쿄 대회에선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경기가 벌어졌다. 요즘도 도쿄 6대학 리그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메이지신궁구장에서 더블헤더로 열린 미국 대학선발팀과 일본 아마추어 국가대표팀(대학+사회인)의 맞대결이다. 미국은 뒷날 메이저리거가 되는 척 돕슨(투수,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켄 수아레스(포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마이크 엡슈타인(1루수, 볼티모어 오리올스), 숀 피츠모리스(외야수, 뉴욕 메츠) 등의 활약에 힘입어 1승 1무(3대 0, 2대 2)를 거뒀다.

AD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강세 종목인 야구와 소프트볼을 정식 종목으로 치러 메달 레이스에 도움을 받고 싶은 일본의 속내는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다. 거기에 바흐 위원장은 한 발을 더 나아갔다. 물론 한국로서도 썩 좋지 않은 움직임은 아니다. 야구가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올림픽에 돌아올 때를 대비해야 할 것 같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