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성장률 1%P 떨어지면 가계소득 4조6000억 감소"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늙어가는 대한민국'에 금융권이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저성장· 고령화 속에서 기업과 가계의 소득이 줄면 저축률은 떨어지고 보험업계의 '장수(長壽)리스크가 확대된다.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속도를 늦추고, 고령화 수요에 맞는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증권업계의 구조개편에도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금융연구원은 25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저성장ㆍ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공개토론회를 열고 부문별 대응 전략을 조언했다.
저성장·고령화는 사회의 밑그림을 바꿔놓을 변수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급속 성장기는 사실상 끝난지 오래다. 한국은 1980년대 연평균 8.6%씩 성장했고, 1997년까지 7.7%씩 경제 규모가 커졌지만, 2004년부터 2007년 사이 성장률은 4.7%로 줄었다. 이어 세계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에는 0.3%까지 성장률이 추락했고, 지난해 성장률은 2.0%에 그쳤다.
임진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가계소득 증가율은 0.58%포인트, 돈으로 따질 경우 약 4조6000억원씩 줄어든다"면서 "가계부채 규모가 이미 상당해 소득 증가세가 주춤하면, 가계의 빚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위원은 따라서 "가계와 금융권, 정부가 함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계는 빚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서 보험과 연금을 통해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을 향해선 "성장보다 자산건전성을 높이면서 비(非) 이자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라"고 귀띔했다. 정부에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 대책과 연금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은행권의 위험 요인을 살핀 노형식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경우 저성장, 고령화에 따른 NIM 하락을 극복하기 어렵겠지만, 적절한 경영·자산운용 전략을 통해 하락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했다.
보험업계를 진단한 이석호 연구위원은 "연금과 건강 보험 수요는 늘고, 기대수명 연장에 따라 생존보험의 이른바 장수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면서 "사업비와 특약을 줄인 저가형 상품을 개발하고, 고령화 관련 연금이나 보험상품을 개발하라"고 말했다.
업황 부진으로 고전 중인 증권업을 향해서는 "대대적인 구조개편" 주문이 나왔다. 강종만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 간 합병을 통해 대형 증권사 한 두 곳을 육성하면서 적정 수준으로 총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연기금 등의 자산관리 업무를 맡아 안정적 수입을 확보하고, 투자은행(IB)으로서의 전문성을 높이면서 특정 산업·지역 특화 영업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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