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투쟁 동력 상실.. 김한길 대표 당내 입지도 축소
민주당은 10ㆍ30 재보선과 관련해 경기도 화성갑과 경상북도 포항남ㆍ울릉 두 선거구는 여당의 텃밭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심 박근혜정부 심판론이 국민들에게 통해 의외의 선전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심리가 컸다. 국정감사를 통해 국가정보원, 군 사이버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이 부각 된데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윤성열 여주지청장의 수사 외압 발언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탓이었다.
충격의 패배 속에 민주당의 대여투쟁 동력은 당분간 힘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은 국감을 통해 밝혀진 사실들을 바탕으로 지난 대선 당시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 국회가 주도하는 국정원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에 나서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 후퇴,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문제 등을 부각시키는 정권심판론이 국민들에게 외면받음에 따라 전략 수정 필요성이 커졌다.
'이기는 민주당'의 비전을 제시했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입지 역시 좁아졌다. 불리한 싸움이었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 책임론까지 이어지지 않겠지만 혹독한 민심 이반을 경험한 민주당으로서는 김 대표가 그동안 제시해왔던 당의 운영 방침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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