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기업 부실 감시 못하는 은행 제재키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부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주채권은행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일부 은행들이 기업 감시라는 책임은 회피하는 대신 담보대출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책임 강화와 함께 주채무계열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대기업도 늘려 감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별 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할 때 주채권은행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30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이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종합 검사를 건전성 위주로 진행했지만 동양 사태를 계기로 주채권은행의 역할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기업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재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은 금융기관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 여신관리 대상으로 정해진 기업의 주된 거래은행을 뜻한다.
우리은행은 삼성, LG, 포스코, 두산의 주채권은행이고 산업은행은 동부, 동국제강, STX, 하나은행은 SK, 대한전선, 신한은행은 롯데, OCI, 외환은행은 현대차, 현대중공업의 최대 채권은행이다.
금감원은 또 채권은행들이 계열사 간 거래나 인수ㆍ합병(M&A) 등 사업확장 계획, 지배구조 관련 변동사항 등의 정보를 공동으로 요청해 주채권은행에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채무계열 선정 방식도 강화돼 관리 감독 대상인 대기업도 늘리기로 했다.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의 0.1% 이상이던 기준을 낮추고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채무도 일부 반영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30개인 주채무계열은 3~4 곳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도 확대된다. 현재는 영업이익률, 부채비율, 현금흐름 등의 평가요소에 대해 3년 평균치를 적용하다 보니 갑자기 어려워진 기업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STX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지표에 가중치를 두고 지배 구조나 대주주 평가 등 비재무적 요소도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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