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14일 ‘제1회 찾아가는 경로당 어르신 세종한글교실’ 수료식 개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할머니들이세요.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들과 차별받고 평생 글을 배우지 못하신거죠. 평생 살아오시면서 글을 몰라 얼마나 고통 받으셨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글을 배우는 열의가 얼마나 대단하신지 몰라요. 18살 소녀처럼 선생님들을 기다리시고, 드디어 글을 읽을 수 있게 됐을 때 너무 기뻐 그 좋아하던 텔레비전도 안보고 매일 글을 읽고 또 쓰고 하신다네요”


광진구 자원봉사센터 박용식 교육강사의 말이다.

한글을 익히지 못해 배움의 설움을 겪었던 24명의 어르신들이 1년 여간의 배움을 마치고 드디어 감동의 수료식을 갖는다.


광진구(구청장 김기동) 자원봉사센터는 14일 오후 2시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김기동 광진구청장, 정명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 한글교실봉사단 선생님 16명 및 수료생 어르신 24명이 참가한 가운데‘제1기 세종한글교실 수료식’을 개최한다.

구 자원봉사센터는 지난해 제566주년 한글날을 맞아 그 해 10월부터 1년 동안 매주 수요일 주 1회씩 지역 내 명성·군자·구의2동·아차산 등 총 4개 경로당에서 배움과 열정이 가득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경로당 어르신 세종한글교실’을 운영했다.

세종한극교실 수업장면

세종한극교실 수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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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구 자원봉사센터는 한글교육이 가능한 봉사자를 모집, 교직에 30여년 몸담은 퇴직 교장선생님, 퇴직 교사, 국어교육과를 전공한 주부, 수십년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봉사자 등 평소 봉사활동 경험이 풍부한 봉사자 16명을 구성해 세종한글교실봉사단(단장 황혜숙)을 조직했다.


봉사단은 매주 수요일마다 2시간씩 총 50회 경로당에 직접 방문해 어르신들을 찾아 한글 쓰기 및 읽기 등 한글 기초과정을 교육했다.


특히 수업은 책상에 앉아 강의하는 수업이 아닌 작은 테이블에 삼삼 오오 모여 앉아 과외를 하듯 정겹게 진행됐다.


한 봉사자는“어머님들이 대부분 연세가 70~90세까지 고령이셔서 수업 내용을 따라오실 수 있도록 이해하시기 쉽게 최대한 천천히 알려드리려 애썼다”며“배움에 대한 열의가 어찌나 대단하신지 병원에 가시거나 피치 못하게 수업에 빠질 때는 미리 전화도 주셨다"고 소개했다.


수료식은 그동안 40회 이상 성실하게 교육을 수료한 어르신 총 24명에게 수료증을 수여한다.


총 50회의 수업에 단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어르신에게 개근상과 모범상, 화목상 등을 수여하며, 어르신들이 배운 한글로 정성스럽게 쓴 글과 그동안의 활동사진 등을 묶어 만든 문집도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수료식에 참석한 어르신들의 사연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다양하다.


91살이라는 최고령의 연세임에도 배움의 기쁨에 열심히 수업에 참여한 이경숙 어머님부터 한글을 몰라 남편이 돌아가면서 주고 간 통장에서 돈을 찾을 줄 몰라서 쓰지 못하다가 한글을 배운 덕분에 남편의 선물을 이제야 쓸 수 있게 됐다는 이영임 어머님(90)까지 다양했다.


구는 처음 개설한 한글 교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지난달부터 군자동 양마경로당, 중곡1동 제1,2경로당, 자양1동 청아경로당에서 노인 50여명을 대상으로 ‘제2기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세종한글교실 개강에 맞춰 한글교재 및 책가방을 후원했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봉사단(원장 정명현)도 참석해 어르신들의 졸업을 축하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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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원봉사단은 지난 2011년 창단, 광진구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지역아동센터를 위한 책꽂이만들기 봉사 및 저소득가정 연탄배달 등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나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연세가 많으신 어머님들께서 이번 세종한글교실을 통해 배움에 대한 기쁨과 자신감을 얻으심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대가 없이 어르신들을 위해 어려움을 마다않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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