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현물 이어 선물도 팔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현물에 이어 선물도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채권 금리가 상승(값 하락)하면 증권사와 회사채 발행사에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신국채선물 3년물은 8틱 내린 105.7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5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영향이 컸는데, 이날 1377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달 들어 105.82에서 105.90을 오르내리며 상승세를 보이던 국채선물이 반락한 것이다.

통상 국채선물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단기성 자금으로 원ㆍ달러 환율에 민감하다. 환율 하락이 기대될 때 매입해 환차익을 거두고 매도하는 식이다.


유진투자선물에 따르면 지난 8월23일부터 9월3일까지 국채선물을 사들인 외국인의 평균환율은 1111.0원이었고, 이후 지난달초 평균환율 1092.2원으로 순매도했다. 보름여 만에 18.8원의 환차익을 거뒀다. 외국인은 지난달말 10거래일동안 평균환율 1079.8원에 재차 국채선물 순매수를 기록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10월 이후 순매도 기간에는 8월말 사들인 물량뿐 아니라 지난달말 사들인 물량도 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지난달말 사들인 평균환율 1079.8원이 외국인의 손익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외국인을 잡아 뒀던 환율이 조금씩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080원대를 오르내리던 환율은 지난 4일 1070.3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오름세다. 10일 기준 원ㆍ달러 환율은 1073.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면 환차손을 염려한 외국인이 선물 매도세로 전환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원화의 추가강세 지도가 계속 실패하는 경우, 외국인의 기대환차익 감소로 차익실현성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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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선물 값이 현물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이 일상화돼 있는 만큼, 외국인이 채권 매도로 돌아서면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미 외국인은 현물을 2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잔고는 98조1660억원으로 3개월 만에 100조원을 밑돌았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또 최근 동양 쇼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사도 자금 조달이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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