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보조금 별따기, 좋다말았네 뉴타운
-서울시, 추진위 해산 사업장 지원 조정안 내놓긴 했는데
-39억원 예산 부족… 관악·도봉·성동 정비구역 3곳 난항 예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매몰비용을 적법하게 사용하기 위해 사용계획서를 받기로 하는 등 일부 조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재원확보 문제는 물론 행정 지원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첫 매몰비 보전이 이뤄질 사업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관악구 봉천10-1구역, 도봉구 번동2-1구역, 성동구 금호23구역 등 정비구역 3곳이 다시 난관에 봉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추진위 해산 동의서 징구 시점, 매몰비 규모 등이 확인되지 않아 보조금 신청 3개월이 넘도록 검증위원회 검토조차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10월4일자 4면>
시는 추진위원회가 해산된 사업장에 한해 매몰비용 70%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마련했다. 이어 39억원의 예산을 마련했으나 이 정도로는 서울시내 뉴타운 사업장 현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가 추산한 추진위 단계의 전체 매몰비용 추정액 149억7600만원의 26%, 최대 70%(104억8300만원)의 38%에 불과하다. 또한 추진위 단계의 구역당 평균 매몰비용은 3억8400만원이어서 이들에 70%(2억6880만원)를 지원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올해는 14~15개 구역만 지원할 수 있다.
이에 첫 매몰비용 지원 대상지로 알려진 봉천10-1구역 등 3곳의 보조금 신청도 쉽지 않다. 각각 1억100만원과 2억6800만원의 매몰비 지원을 신청한 봉천10-1구역과 번동2-1구역은 추진위 해산에 관한 법령 개정 시점과 엇갈려 기존에 징구된 해산 동의서가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총 7억원을 신청한 금호23구역은 다른 사업장에 비해 규모가 커 지난 7월 신청이 들어온 후 검증위원회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조합 구성 이후 단계의 사업장 매몰비용 대책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의 조합당 매몰비용은 평균 5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매몰비용에 따른 건설사들 손실을 법인세 감면을 통해 일부 보전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국회통과가 미뤄지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 국가가 공동으로 매몰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답보상태다. 이에대한 중앙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시작했고 해제한 사업에 세금을 들여 보전해주는 것은 맞지 않다'는 논리다. 이로인해 조만간 줄줄이 쏟아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추가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서울시내 정비사업장은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만 하더라도 서울시는 숭인3구역 등 서울시내 정비 및 정비예정구역 19곳을 무더기로 해제했다.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총 74개 사업장이 해제된 셈이다.
이렇다보니 다급한 쪽은 서울시다. 지난 6월 한 정비사업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뉴타운의 경우) 매몰비용이 많이 들어 정부에 여러 차례 지원을 요청했는데 책임을 안 지려고 해서 화가 난다"며 그동안의 속내를 털어 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뉴타운 사업 해제가 내년 1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매몰비용도 내년 8월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담당자는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라 개발이 취소되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장은 점점 늘고 있지만 이에 맞는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자칫 취소가 결정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더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시가 추진위원회가 해산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매몰비용 신청 전 사용계획서를 받기로 하는 등 세부 대책을 내놨지만 재원마련에 대한 추가책은 전무한 상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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