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이동통신사 일선 대리점 종사자들은 이통시장 과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단말기 가격을 꼽았다. 또 조사 결과 60% 이상이 신제품 휴대폰이 출시되면 이통사로부터 '밀어내기' 압박을 받거나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라는 암묵적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동통신 3사 중에는 KT가 이 같은 압력이 가장 심하다고 조사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은 휴대폰 판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9월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서울 시내 128개 대리점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휴대폰판매 직원들은 통신시장이 과열된 최대 이유로 “고가의 단말기 가격(38.7%)”, “보조금 과열경쟁(25.5%)”을 꼽았다. 통신시장 안정에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란 질문에도 38.5%가 “단말기 제조사의 단말기 원가 공개 및 단말기 가격 인하”를, 22.3%가 “보조금 상한제 폐지 등 시장논리에 맞춘 자율시장경쟁 형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휴대폰판매 직원들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 상한 가이드라인이 27만원이란 것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는 있지만(99.2%), 이 중 본사에서 “전액을 지원받는다”는 답변은 61.7%였으며 32.8%는 “일부만 지원받는다”고 답했다.

또 “휴대폰 판매 시 보조금 지급 상한선을 지키는가”란 질문에는 69.5%가 “지키고 있다”고 답했고, 24.2%가 “경우에 따라 다르다”, 6.3%가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65.8%가 “가입자 모집 등 판매 실적 때문”, 13.2%가 “본사의 암묵적 지시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보조금이 과열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란 질문에는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모집 종용”이 38.0%로 가장 많았고, 29.5%는 “판매점들의 가입자 모집을 위한 판매전략”이라고 답했다.


보조금을 27만원 이상 지급할 경우는 82.1%가 “판매점 개인이 부담한다”고 답했다. 이들 판매직원들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상한규제가 오히려 판매점 개인의 돈 부담을 증가시킨다”면서 56.3%가 “보조금 수준은 30만원 이상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가”란 질문에는 57.8%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이유는 40.5%가 “시장경제 논리에 맡겨야 한다”, 28.4%가 “어차피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부의 규제가 판매현장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됐다.


41.4%는 “보조금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중 45.5%가 그 이유로 “보조금 지급경쟁을 완화하기 위해”라고 말해 과열 해소를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정기국회에 계류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16.4%가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고, 단 7.8%만이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8.1%는 “법이 통과되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35.6%가 “보조금 경쟁을 막을 수 없다”, 27.9%가 “법안 내용에 실효성이 없다”고 답해 현장 종사자들의 불신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통사 본사와 대리점 간의 관계 조사에서는 “본사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34.4%가 “있다”고 답했다. 이 중 31.1%는 “가입자 모집”, 29.5%는 “고가요금제 유도”와 관련해 압력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휴대폰 판매 시 가입자에게 고가 요금제(월 5만5000원 이상)에 가입을 유도한 경험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60.9%가 “대부분 그렇다”고 답했고, 이유는 32.8%가 “본사의 암묵적 지시 때문”이라고 했다. “전혀 안 한다”는 답변은 5.5%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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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단말기 출시 시에 본사로부터 전시폰을 신제품으로 모두 바꾸라는 압박을 받은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도 64.8%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34.4%는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이통 3사 중에서는 KT 판매점의 개인부담이 가장 높았다. “전시할 신제품 단말기를 직접 구매한다”는 응답이 41.0%로 27.4%인 SK텔레콤 판매점이나 15.9%인 LG유플러스 판매점보다 직접구매율이 약 1.5~2.5배 더 높았다. 본사의 부당한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경우도 KT가 38.5%로 1위를 차지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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