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유발부담금은 대형마트 '부담'금
2020년이면 현 수준의 3배..6개 업체서만 900억원 내야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교통유발부담금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대폭 오를 예정이어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불황속에서도 고수익을 내고 있는 백화점의 경우 큰 부담이 아니라는 반응이지만 영업규제나 출점(出店)규제 등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대형마트는 곤혹스럽다며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교통유발부담금이란 교통혼잡의 원인 제공자가 지방자치단체 등에 내는 돈으로 대형 건축물 연면적에 따라 부과된다.
1990년 도입된 이후 법 개정을 통해서는 한번도 올리지 못했다가 이달 9일 국토해양부가 2020년까지 교통유발부담금을 1㎡당 최대 1000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인상이 가시화됐다.
◆주요 백화점ㆍ마트..부담 배로 늘어나=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백화점 등 3사와 롯데마트ㆍ홈플러스ㆍ이마트 등 마트 3사의 지난해 기준 연간 교통유발부담금 납부액은 301억원 정도다.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신규 출점, 점포확장 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납부금액은 2016년 600억원, 2020년 9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행 단위 부담금은 1㎡당 350원이다. 국토부는 시설물 각 층 바닥면적의 합이 3000㎡ 이하인 경우 부담금을 1㎡당 350원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3000~3만㎡ 미만인 경우 현행 1㎡당 350원에서 2020년 1㎡당 700원으로, 3만㎡ 초과인 경우에는 2020년까지 1㎡당 1000원으로 인상한다.
여기에 지자체가 재량권을 행사하면 서울시내의 경우 부담금이 1㎡당 최대 2000원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시행령 개정안을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냈던 돈보다 내년 1.5배, 2018년 2.6배, 2020년 3배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대부분 한 점포의 연면적이 3000㎡가 넘는다. 전국 147곳에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는 지난해 부담금으로 64억원을 지출했다. 면적이 큰 점포가 많은 홈플러스는 137곳에서 83억원을, 지방 점포 비율이 높은 롯데마트(105개)는 39억원을 냈다.
백화점의 경우 롯데백화점(31개)이 지난해 55억원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close 증권정보 069960 KOSPI 현재가 118,700 전일대비 6,300 등락률 -5.04% 거래량 229,189 전일가 125,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땡큐 BTS"…'외국인 특수' 백화점 3社3色 전략 더현대 외국인 매출 최대 155%↑…한·중·일 황금연휴 백화점 '특수' 현대百, 1분기 백화점 매출 '역대 최대'…지누스는 적자 (13개)이 30억원을 납부했다. 신세계백화점(10개)의 경우 구체적인 납부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점포수나 매장 연면적으로 봐서 현대백화점과 비슷한 30억원 안팎을 납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좋은 백화점 '느긋'ㆍ마트는 '울상'=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업계 매출액이 13조원에 달하고, 한 해 마케팅 비용만 4000억원씩 쓰는 상황에서 부담금 규모가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며 "부담금은 고정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B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23년 전 시행된 이후 처음 올리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지자체 조례로 사실상 3배 가량 부담금이 올랐다"면서도 "부담금이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는 사회적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형마트의 표정은 다르다. 실제로 백화점들은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5%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수익 압박을 받고 있다.
C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업규제나 출점규제로 영업에 어려움이 많고,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환경에서 해마다 수억원씩 부담금이 늘어나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D대형마트 역시 "현행법이 시설물 소유주에게만 부담금을 징수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인구나 자동차 수 증가 등 교통혼잡 유발인자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부과된 부담금도 교통수요관리와 무관하게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대형마트에서 정부에 별도 의견을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기준 서울시내 대형 유통업체 중 단일 사업장 단위로 부담금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영등포구 타임스퀘어(10억8000만원)이며 서초구 센트럴시티빌딩(5억1000만원), 송파구 롯데쇼핑(4억2000만원), 용산구 현대아이파크몰(3억9000만원)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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