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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찍었다, 영화 '독고' 주인공은 송중기가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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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몰이 웹툰 '독고' 오영석·백승훈 작가의 머릿속 엿보기


▲웹툰 '독고'의 그림을 맡는 백승훈 작가(오른쪽)와 오영석 스토리 작가

▲웹툰 '독고'의 그림을 맡는 백승훈 작가(오른쪽)와 오영석 스토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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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입소문 하나로 대박을 친 웹툰이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스포츠연예매체 '스투닷컴'에 연재되고 있는 학원액션물 '독고' 얘기다. 학교폭력으로 사망한 쌍둥이 형(강후)을 대신해 동생(강혁)이 '일진'들을 하나씩 쓰러뜨려 나가는 복수극으로,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이 압권이다. 10~30대 남성이라면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웹툰으로 자리 잡은 '독고'는 다음달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북투필름(BOOK TO FILM)' 참가작으로 선정되며 겹경사를 맞았다. 이 자리에서 영화 투자·제작사 등 150여명의 영화계 인사들에게 원작을 소개하고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영화화를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숍에서 'Meen'이라는 필명으로 '독고'의 글을 쓰는 오영석 작가(39)와 그림을 맡는 백승훈 작가(29)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됐나. 작품을 함께 만드니 '절친'이 됐을 것 같다.
△오영석(이하 오)=둘이 얼굴을 본 건 사실 이번이 세번째다(웃음). 내가 부산에 살다보니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재작년 12월 만화 작가 송년회에서 처음 대면했고 만화 기획사를 통해 함께 작업하게 됐다. 나의 글과 백 작가의 그림이 서로 잘 어울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백승훈(이하 백)=자주 보진 못해도 연락을 나누면서 신뢰하며 작업하고 있다. 스토리 작가가 그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간섭하면 좋은 궁합을 이룰 수 없더라.

-웹툰 작가의 일상이 궁금하다.
△오=마감에 쫓기진 않는다. 글을 쓰는 건 오래 걸리지 않지만, 스토리 구상 땐 항상 머리를 굴려야 한다. 독고 외에도 학습 만화와 게임 스토리를 쓰는 등 4개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백=나는 (마감 때문에) 죽어간다(웃음). 하루에 4시간 정도 잔다. 몇 시간 작업하는지 정확히 말하긴 힘들지만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무래도 조용한 새벽 시간에 일이 잘 된다. 종이에 펜으로 직접 그린 밑그림을 스캔해서 컴퓨터로 채색 작업을 한다.
▲'독고'의 주인공 강혁

▲'독고'의 주인공 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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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일진 쓰러뜨리는 복수극, 만화일 뿐인가
독고가 되려는 10대 그 열광속에 뒤틀린 현실이…


-본격적으로 '독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독고'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오=기획 당시 학교폭력과 관련된 뉴스가 유난히 많았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도 있었고, 30대 가장이 길에서 10대들을 훈계했다가 폭행을 당해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6살 아들이 보는 앞에서 생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90년대에는 일본에서 넘어온 '일진회'가 성행하기도 했다. 언젠가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사건들을 머릿속에 이미지로 담아 놓고 있었다.

△백=형님(오 작가)이 쓴 글에 많이 공감한다. 사실 시대를 막론하고 돈 빼앗고 때리는 학교폭력은 항상 존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창시절에 맞는 애들은 늘상 맞았다. 폭력이 일상화되면서 무관심하게 넘어간 것이다. 어릴 적에는 학교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독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오=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이 나온다. 이런 사연들을 그저 마음 아프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말고 똑바로 바라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게 현실이고,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백=학창시절 '짱', '진짜 사나이' 같은 학원물을 보면서 받은 느낌을 독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부모님들은 격투신이 많은 만화를 보는 아이를 걱정할 지도 모르지만, 그런 만화에는 남자들끼리 나누는 끈끈함과 의리가 담겨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독고'가 최근 SNS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팬이 많다. 인기를 실감하나.

△오=예전에는 만화 스토리 작가라고 소개하면 대부분 못 알아봤다. 지금은 '독고' 스토리를 쓰고 있다고 하면 "아, 독고" 하면서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났다. 소식이 끊겼던 지인들한테서 "잘 보고 있다"며 연락이 오기도 한다.

△백= 학생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꽤 높은 것 같다. 대학 후배들 중에 중고등학교에서 만화 그리기 특별활동 수업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학생들에게 "우리 선배가 '독고'를 그린 작가"라고 한마디 하면 그때부터 말을 잘 듣는다고 한다. 시국이 어려워지면 복수극처럼 통쾌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독자들은 주인공이 상대를 때려눕히는 장면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부산영화제 '북투필름' 참가작 선정…화제 증폭
▲'독고'의 한 장면

▲'독고'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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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가 부산국제영화제의 '북투필름' 참가작으로 선정됐다. 의미가 클 것 같은데.

△오=영화 제작자들과 만날 기회를 얻은 것이다. 결과가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운 상태다. 영화제에서 웹툰과 영화가 연계되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의미가 있다.

△백=소식을 듣고 솔직히 조금 들뜨긴 했는데 억누르는 중이다(웃음).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싶지 않다.

-'독고'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주연 역할을 맡았으면 하는 배우가 있는지.

△백=송중기. 고등학생 나이는 아니지만 동안이다. 착한 얼굴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보고 느꼈다. 쌍둥이인 강후와 강혁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중적인 캐릭터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오=사실 강혁보다 악역인 이태현이 더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연기력 좋은 배우가 캐스팅되면 좋겠다. 이태현은 모든 부조리의 총화 같은 인물이다.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중요한 캐릭터가 될 것이다. 강혁 역할에 적합한 배우로는 유아인, 김수현, 이종석이 떠오른다.

-앞으로 '독고'는 어떻게 전개되나?

△오=내용을 미리 말해주면 스포일러가 되지 않겠나(웃음). 내년 초까지 180화 정도로 연재될 예정이다. 당초 150화로 계획했는데 더 담아야 할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연장됐다. 결말은 이미 정해 놓았다. '독고 2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대형 포털 외에 다른 사이트에도 재밌는 웹툰이 많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테니 계속 성원해 달라.

△백=얼마 전에 형님에게 '형님, 목숨을 바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진심이었다. 그만큼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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