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뒷담화? 이것만 알면 OK"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전슬기 기자, 김인원 기자]올 추석 연휴에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정치권발 이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수감된 데 이어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0ㆍ30 재보궐선거를 앞둔 포항, 화성지역에서는 각 당 예비후보들에 대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새 정치'를 표방해온 안철수 의원의 일거수일투족도 국민들의 관심거리 중 하나다.
◆'점입가경' 10ㆍ30 재보선= 다음달 30일 열리는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는 당초 예상과 달리 소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최대 10여 곳으로 예상됐던 재보선은 대법원의 선고 지연으로 2~4곳 정도의 초미니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의 별세로 공석이 된 경기 화성갑과 무소속 김형태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확정 받은 경북 포항남ㆍ울릉 등 2곳뿐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출마로 열기가 더해 가고 있다. 지난 16일 새누리당이 두 지역에 대한 공천접수를 마감한 결과 화성갑에는 서 전 대표를 비롯해 5명이 신청했다.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회 전 의원, 고희선 의원의 아들인 고준호 씨도 출마선언을 하면서 공천 격전지로 부상했다.
서 전 대표가 최종후보가 된다면 민주당에서도 거물을 차출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9일 독일에서 귀국하는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손학규 대 서청원'이라는 빅매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은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만이 재출마를 선언했고 여당의 공천을 봐가며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세울 전략이다.
◆'무색무취' 안철수= 정치권에 떠도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무도 모르는 3가지가 있는데 첫번째가 '박근혜의 창조경제', 두번째가 '김정은의 마음', 세번째가 바로 '안철수의 새 정치'라는 것이다. 신선한 바람으로 기대를 모은 '새 정치 안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52.5%로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안철수 위기론'은 그의 애매모호한 태도에서 비롯됐다. 안 의원은 그동안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나 국정원 정치ㆍ대선 개입 의혹 사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NLL 포기 발언 논란 등을 두고 일반상식선의 원론적 입장만 밝혀왔다.
측근들의 결별과 인재 영입 실패도 한 몫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장집 교수의 사퇴다. '정치적 멘토'로 불리던 김종인 전 의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도 이미 안 의원의 곁을 떠났다. 안 의원은 최근 "10월 재보선 지역구가 2~3개 밖에 안된다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재보선에 힘을 소모하기보다는 내년 지방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예상보다 인물 영입 작업이 원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혼외자식' 채동욱= 채 총장의 '혼외자식' 논란은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논란에서 시작해 급기야 정치권을 흔드는 뇌관이 됐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채 총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잇따라 청와대ㆍ국정원의 기획설ㆍ음모설이 제기됐다. 채 총장에 대한 사표는 청와대가 '진실규명이 이뤄진 다음에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채 총장이 자신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정면 충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채 총장 사퇴논란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에서도 핵심의제로 다뤄지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채 총장 개인의 사생활 문제 뿐 아니라 검찰의 독립성, 사정당국이 본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언론사에 흘렸는지 여부,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퇴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두고 계속해서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내란음모' 이석기=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의 '내란음모' 혐의로 인한 구속수감은 단순한 공안 사건을 넘어선 폭발력을 가져왔다. 이 의원은 지난 5월12일 서울 마포구의 종교시설에서 혁명조직(RO) 구성원 130여명과 회합을 갖고 통신ㆍ유류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당시 자리는 당원 교육 자리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통진당의 말 바꾸기가 반복되면서 여론은 곱지 않다. 특히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일부 정파의 반국가적 언행이 녹취록을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됨에 따라 진보진영 전체의 입지를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이 의원 사건이 '공안정국'을 불러오면서 민주당은 난처한 입장이 됐다. 그동안 중요 선거때마다 연합전선을 형성했고, 이 의원의 원내 진입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이 있다는 논리 때문이다. 이번 사건 수사를 주도한 국정원은 '국내 파트 폐지' 등 야당의 주장에 맞설 결정적 기회를 가져왔다. 그러나 '내란음모' 혐의를 법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과 검찰이 법정에서 유죄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국정원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