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같은 투자자라면 투자 받기 원하는 기업들이 서로 밥 사겠다며 줄을 설 것이다. 그러나 최근 버핏이 밥을 사준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CEO다.


19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버핏과 모이니헌 CEO가 지난 6일 버핏이 사는 오마하 소재 '해피 할로우 클럽'에서 함께 저녁 식사했다고 보도했다.

오마하에서 검소하게 살고 있는 억만장자 버핏은 모이니헌 CEO에게 저녁을 대접하고 식비는 직접 지불했다. 두 사람은 식사하는 동안 경제 현안 등에 대해 담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만남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의 묘한 애증관계 때문이다. 모이니헌 CEO에게 버핏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는 2년 전 얘기다. 2011년 BOA는 모기지 손실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었다. 자금 조달이 시급했지만 경제위기 와중에 투자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버핏이 나타난 것이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BOA의 우선주를 50억달러어치 인수했다. 연간 6% 배당해주는 조건이었다.


버핏의 투자 결정은 지금 봐도 대단하다. 투자 결과 연간 3억달러의 배당금이 꼬박꼬박 통장에 입금된다.


그뿐이 아니다. 버핏은 BOA 주식을 주당 7.14달러(약 7964원)에 매입할 권리도 갖고 있다. 이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최근 주가 14.36달러에 팔면 당장 50억달러(약 5조5775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배당과 주가 상승분을 합하면 버핏의 이익은 벌써 56억달러에 이른다.


BOA가 버핏 소유의 우선주를 사들일 경우 5%의 프리미엄까지 얹어줘야 한다. 프리미엄은 2억5000만달러다.


최근 BOA의 경영상황이 급격히 호전돼 모이니헌 CEO는 버핏의 돈을 갚을 충분한 여유가 있다. 그러나 BOA가 우선주를 되산다면 버핏의 기분이 그리 좋진 않을 것 같다. 앞으로도 7년 동안 해마다 배당금 3억달러를 챙길 수 있는 판에 달랑 2억5000만달러의 프리미엄만 받고 조기 상환한다면 속이 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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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으로부터 투자 받은 골드만삭스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투자금을 모두 상환해버렸다.


BOA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버핏이 모이니헌 CEO에게 밥 산 이유는 여기 있었을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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