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월스트리트에선 13일(현지시간) 2명의 억만장자 '행동주의 투자자'가 뉴스메이커가 됐다.


행동주의 투자자란 특정 기업의 지분을 대량으로 확보한 뒤 경영에 직접 간여하면서 배당을 높이거나 주가를 끌어올린 뒤 이를 팔아서 이익을 챙기는 투자자들이다.

그중에서도 칼 아이칸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실력이 뛰어난 고수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날 두사람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엄청나게 저평가돼 있다"면서 자신이 이미 상당량의 애플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서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다시 이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애플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모든 주주들이 회사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오늘 쿡 CEO는 아이칸과 아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아이칸이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의 자격을 갖췄음을 애플이 확인해준 셈이다.


시장은 이 깜짝 뉴스에 즉각 반응을 보였다. 곧바로 애플 주식은 5%대로 급등했다가 4.75% 상승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489.57달러를 기록했다. 아이칸의 주장처럼 700달러가 넘던 애플 주가는 지난 4월 19일 386.10달러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이칸의 꼬드김으로 애플이 결국 자사주 매입등 추가적인 주가 띄우기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추격 매수에 나섰다. 아이칸은 트위터에 올린 글하나로 금전적 이득도 챙기고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도 마음껏 과시한 셈이다.


반면 애크먼에게는 치욕의 날이었다. 그는 성명을 통해 3년만에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JC페니의 이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애크먼은 "JC페니와 관계자들을 위해 내가 사퇴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나를 대신해 두 명의 새로운 이사가 임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크먼은 JC페니의 지분을 18%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월 CEO로 복귀한 마이크 울먼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이사회에서 축출되는 상황을 맞게됐다.


애크먼은 JC페니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1년 울먼을 내쫓고 자신이 추천한 론 존슨을 CEO에 앉힌 바 있다. 하지만 존슨의 세일 폐지정책 등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주가도 곤두박질치자 울먼이 CEO로 긴급 교체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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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페니는 주주들의 지리한 싸움에 실적은 계속 악화되고 있고 주가도 올해 들어 44%나 떨어진 상태다.이날도 주가는 3.72% 빠져 12.68달러를 기록했다.


애크먼은 JC페니의 늪에 빠져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고 있는 셈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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