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명령' 별 거 아니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와 관련해 동행명령이 여야간의 현안이 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동행명령이 현실적으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국회의 국정전반에 대한 조사권한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입법에 관한 권한이나 재정에 관한 권한, 국정통제에 관한 권한 등을 유효하게 행사하기 위해 특정한 국정 사안에 대해 조사 할 수 있다. 이를 국정조사라고 부른다. 국정조사의 꽃은 청문회다. 관련 사안의 증인·참고인을 대상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함으로써 현안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정조사 청문회는 현실적으로 증인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에는 질의 자체를 할 수가 없다는 현실적인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가 동행명령제도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 또는 조사를 행하는 위원회는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에는 의결을 통해 증인이 지정한 장소까지 동행을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회법은 국회의 출석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되며, 동행명령까지 거부할 경우 국회모욕죄가 추가 되면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여름에 있었던 두 건의 국정조사에서는 동행명령제도의 약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당시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가 국회의 증인 출석에 불응하자, 국정조사 특위는 동행명령을 발부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동행명령을 거부하면서 동행명령이 헌법이 규정한 신체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성을 거론했다. 동행명령 자체가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최근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나타났다. 국정조사 특위가 출석을 요구한 증인이 불출석 하며, 불출석한 사유가 정당하다고 주장할 경우의 문제다. 민주당은 재판이나 국정원법 등을 들어서 국정조사에 불출석할 우려가 있는 증인들을 어떻게든 국정조사에 출석시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무조건적인 동행명령은 국회법에 위반이 된다며, 현행 법이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동행명령 발부 요건이 증인이 밝히는 '정당한 이유' 앞에서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동행명령이 실효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동행명령 그 자체가 증인들의 출석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출석을 강제하는 효과를 지닐지 의문이다. 동행명령은 제도 자체가 권고적인 성격을 띄고 있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 않기 때문이다. 13대 국회에서부터 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동행명령거부에 따른 국회모욕죄로 고발된 건수는 총 24건이지만 22건이 무혐의처리됐으며, 나머지 두 건도 불출석 등과 병합되어 벌금형에 그쳤다. 국회모욕죄에 대한 처벌에서 벌급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출석에 따른 벌금이 더 오르는 수준에서 동행명령 거부에 따른 국회모욕죄의 처벌은 그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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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점을 들어서 동행명령제를 보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올해 초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의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국회가 관할 법원에 증인의 구인을 요구하고, 법관이 발부한 구인장을 검사의 지휘를 받는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강제 구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사실상 영장주의 원칙을 수용하는 대신 강제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국회가 방대한 정보력과 규모를 가진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국정 감시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현재의 동행명령제도 처럼 위헌성이 제기되거나, 발부 요건이 제한되거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면 국정에 대한 의회의 감시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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