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엔화가치 하락에 힘입어 최근 수익성을 회복한 일본 기업들이 하나, 둘 단가인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철강, 석유화학, 기계,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우리 수출에 엔저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일 '엔저 수출 영향 하반기에 확대'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원엔 환율이 우리 수출 증가율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보면 원엔 환율 10% 하락 시 우리 수출을 1.4%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선 선임연구원은 "엔화의 향방은 우리 경제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며 "한일 수출 경합도는 지난해 56.8%로 일본과 교역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엔저효과는 하반기에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기업들은 엔저로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돼 수출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엔화 표시 수출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본 제조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1분기 3.7%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 이후 20년간 장기 평균 수준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엔저 기조에 따른 수출 차질이 아직까지 미미한 이유로 "과거와 달리 일본기업들은 급격하게 진행된 엔저에도 불구하고 달러표시 수출단가를 바로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산성이 개선된 일본 기업들은 달러 표시 수출 단가를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인하하기 시작했다. 일본 달러표시수출단가는 엔저 시작 이후 5개월간 전년동기비로 1.6% 하락하는데 그쳤으나 4월과 5월에는 8% 이상 단가가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철강, 기계, 석유 등의 장치산업이 엔저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분석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 철강 업종의 경우 6% 가량, 석유화학과 기계 업종의 경우 2% 가량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선임연구원은 "석유화학, 철강 등 장치산업의 경우 산업 특성상 대규모 생산 시설을 이전하기 어려워 해외 생산비중이 낮다"며 "일본 내 생산 비중이 높다 보니 엔화가치의 하락이 가격에 반영될 여지가 커 엔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의 경우, 엔저가 본격화되면서 일본 업체들이 올해 1분기 17% 이상 공격적으로 단가를 인하했고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4%에서 올해 1분기 20%로 크게 감소했다.


석유화학 역시 일본제품의 수출 단가가 9.7% 가량 인하되면서 한국 시장 점유율이 1% 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AD

자동차 업종의 경우 엔고 시기에 해외생산이 늘며 현재 수혜가 축소됐으나,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추후 엔저에 대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업계는 OLED, 스마트 가전, 전력 인프라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우리 수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