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페이스]왕왕그룹의 차이옌밍 회장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쌀과자의 대왕'으로 불리는 왕왕(旺旺)그룹의 차이옌밍(蔡衍明) 회장(50·사진)은 2년 연속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대만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올해 차이의 재산은 106억달러(약 12조3100억원)로 지난해보다 26억달러 늘었다.
차이는 파산 직전까지 몰린 가업을 물려받아 중화권에서 가장 유명한 쌀과자 업체로 키웠다. 왕왕그룹의 대표 식품인 쌀과자와 캔디는 중국·대만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한 번도 빼앗긴 적이 없다.
왕왕그룹의 전신은 1962년 차이의 아버지가 설립한 대만 이란식품공업(宜蘭食品工業)이다. 차이는 19세 때인 1982년 통조림 식품 제조업체인 이란에 취직했다. 그러나 통조림 사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서민들에게 인기 있는 재래식 쌀과자를 주목했다.
차이는 1983년 대만에 진출한 일본 쌀과자 업체 이와쓰카(岩塚)제과의 도움으로 쌀과자 '왕왕센베(旺旺仙貝)'를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 세련된 포장을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게 먹혀들었다. 왕왕센베는 1990년 대만에서 시장점유율 90%로 '대박'을 터뜨렸다.
왕왕그룹은 대만에서 일군 성공을 바탕으로 1992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대만 기업 최초로 중국 대륙에 상표를 등록한 기업이 된 것이다. 차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재래식 쌀과자를 위생적인 과자로 재탄생시켰다.
왕왕센베는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과자가 됐다. 왕왕그룹의 '왕왕선물세트'는 춘제(春節ㆍ설)에 중국 어린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다.
위기도 있었다. 왕왕센베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1990년대 후반부터 200여에 이르는 유사 쌀과자들이 등장했다. 80%였던 왕왕선베의 시장점유율은 50%대로 떨어졌다.
차이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 전략으로 맞섰다.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이점을 살려 유사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쌀과자 공급에 나섰다. 전국 유통망을 형성하고 곳곳에 공장도 세웠다.
주력 제품인 쌀과자 외에 빵과 유제품 등 다른 분야로도 진출했다. 유통 기한이 지난 제품은 무조건 반품해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전략이 먹혀들었다. 왕왕그룹은 3년만에 과거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왕왕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33억5900만달러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9.5% 증가한 5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왕왕그룹의 주가는 2008년 홍콩 증시 상장 이후 5년만에 다섯 배로 뛰었다.
차이는 요즘 식품뿐 아니라 의료·호텔·부동산 등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왕왕보험과 워터랜드 파이낸셜 홀딩스(國票金融)를 통해 금융 투자에도 나섰다. 자금난으로 허덕이던 홍콩의 유명 TV 방송국인 아시아텔레비전(亞洲電視)을 인수하고 대만의 전통적인 미디어 그룹 중국시보(中國時報)를 인수하는 등 미디어 파워도 강화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