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참 한국관광공사 사장(58, 사진)은 명함을 건네며 '독일 이(李)씨'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명함에는 한자로 '李 參'이라고 쓰여 있어 외국 출신이면서 한국인으로 살아온 이력이 그대로 묻어난다. '독일 이씨'는 이 사장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변 사람들은 이 시장을 만나면 자주 놀란다. 우리도 모르는 우리 문화를 잘 알고 있어서다.
이 사장은 관광공사 사장에 재직하는 동안 '한국문화 전도사'를 자청해 왔다. 그런 열정이 관광마케팅에도 적용돼 새로운 문화비즈니스활동으로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창의ㆍ벤처관광 도입은 획기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동남아인들에게는 스키관광을, 러시아인들에게는 의료관광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관광 마케팅을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지난해 외래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여는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다. 홍보 분야도 차별화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한국의 문화 코드인 '기(氣)ㆍ흥(興)ㆍ정(情)'을 통해 기존과 다른 한국적 매력을 보여준데 이어 지난해에는 K팝을 주제로 해외홍보를 실시해 한류를 측면지원하기도 했다. 퇴임 달포를 남긴 지금도 이 사장의 열정은 멈출 줄 모른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이 '싸이의 위키코리아'다.
이 사장이 주목한 아이콘은 야식, 수산시장, 붕어빵, 파전, 반찬, 삼겹살, 전주비빔밥, 수라상, 떡볶이, 동대문, 착샷, 강남, 전통시장, 코스메로드, 비비크림, 청담동, 홍대앞, 가로수길, 불금, 포차, 민속촌, 템플스테이, 돌하르방, 거리응원, 올레길, 해운대, 자갈치시장 등 27개다.
이 사장은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하는 한국만의 매력이 무수히 많다"며 "SNS 등에 적합한 홍보 방식으로 다시 한번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이 사장은 "아직 명확히 계획된 것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위치에 상관없이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내보였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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