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소戰에 빠진 기업들.. 좌불안석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노조가 회사 최고위임원들을 상대로 한 고소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한국GM 노조가 세르지오 호샤 사장을 관할 노동청에 고소한데 이어 만도 금속노조 지부는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이유로 정몽원 회장 등 최고위임원들을 해당 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 기업들은 국세청, 공정위 등 사정기관의 전 방위 압박이 거센 가운데 노조까지 소송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와 사면초가에 빠졌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GM 금속노조 지부가 단체협약 위반 등을 이유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고소한데 이어 전국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전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부실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박윤수 마이스터 대표이사를 고소했다. 일주일 간격으로 오너와 대표이사를 상대로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노조의 고소에 대해 난감함을 드러냈다. 기업을 바라보는 여론이 부정적인 가운데 국세청, 공정위 등 사정기관에 이어 임단협을 앞둔 노조까지 회사를 압박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만도 관계자는 "노사협상을 앞두고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고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도 "다만 이번 고소는 기업에 대한 여론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기돼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도 금속노조 지부는 한라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만도는 지난 4월 지난달 마이스터에 3786억원을 투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마이스터는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3385억원을 투자했다. 마이스터는 유상증자 때 대부분(3164억원)을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로 매입했다.
노조는 "결국 한라건설(만도 지분 19.99%), 만도(마이스터 지분 100%), 마이스터(한라건설 지분 36.27%) 간 전형적인 순환출자 구조를 바탕으로 사실상 만도의 자금을 한라건설에 부당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공정거래 의혹도 제기한 상황이다. 노조는 "마이스터가 우선주를 보통주와 동일한 가격에 인수한 것은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정상적 상황이라면 증자에 참여하면서 경영권을 가져왔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외환위기 때 계열사 지급보증 등 문제로 흑자부도가 났던 만도기계가 이후 노동자의 고통을 통해 지금의 만도로 정상화됐다"며 "다시 경영권을 장악한 정 회장이 과거와 유사한 방식으로 건실한 기업을 부실화시키고 있어 고소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GM 금속노조 지부 역시 인천북부지방고용노동청에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과 김명준 상무(부평2 생산총괄 담당임원), 윤용호 상무(부평 엔진구동 담당 임원) 등 3인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노조는 이들 경영진이 부평 조립1부 도어라인과 조립2부 BCM라인에 대해 사내 하도급(비정규직화)을 시도하며 노조와 체결한 단협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민기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피 고소인들이 단체협약을 위반하였기에 엄중한 조사 및 재발방지, 관련자 처벌을 원한다"며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한국GM의 대표자이고 윤 상무와 김 상무는 직접적 연관이 있는 부서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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