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진 연봉 동결..정부 눈치 봤나(?)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경영진 보수한도를 수년째 동결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영진의 보수를 크게 올리는 것이 부적절해 보일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 숫자를 지난해 7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이사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보수한도액도 300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증액했다. 보수한도는 증가했지만 일인당 평균 이사보수한도액은 42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42억8000만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현대자동차와 LG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롯데쇼핑, 신세계, 대한항공 등 10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은 올해 이사보수한도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수한도를 수년째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사외이사를 포함해 등기이사 9명이 있는 현대차의 경우 150억원의 이사보수한도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보수한도를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올린 뒤 4년째 이를 유지 중에 있다.
LG전자도 이사 7명의 이사보수한도액을 45억원으로 동결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이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포스코 역시 각각 120억원과 70억원 수준인 보수한도를 수년째 유지했으며 롯데쇼핑과 대한항공 등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대기업들이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수년째 동결한데는 경영진의 연봉을 급격히 올리면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사회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경영진의 급여가 크게 오르는 것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일반 임직원과 경영진의 임금이 크게 차이가 날수록 사내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년째 뛰어난 실적을 보여준 몇몇 회사들도 경영진 연봉을 크게 올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하는 이사보수한도액이 회사에서 등기이사에게 줄 수 있는 보수총액의 한도를 정한 것일 뿐 실제 이사들에게 지급하는 보수액과는 다르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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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보수한도액을 설정하긴 했지만 이를 다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한도액 내에서 얼마든지 주요 경영진들의 임금을 올려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보수한도액을 동결했다고 해서 경영진 연봉이 오르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도 "몇 년 동안 보수한도가 그대로라는 점은 정부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경영진 보수를 크게 인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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