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15분 전' 소름 돋는 타이밍 "또 미리 알았나"…6400억 수상한 베팅
브렌트유 선물 매도 4260건
내부자 거래 의혹 재점화
CFTC, 거래내역 조사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이란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하기 직전 '유가 하락'에 대규모 원유 선물 베팅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과 규제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에 대한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일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약 15분 전 원유 선물에 대해 브렌트유 선물 매도 주문 4260건을 냈다. 이는 약 4억3000만달러(약 6400억원) 규모다. '유가가 떨어진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이다.
휴전 연장 발표가 이뤄지자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발표 직후 배럴당 100.91달러에서 96.83달러까지 수분 만에 급락했다. 외신들은 해당 거래가 "통상 거래량이 극히 적은 '정산 후(post-settlement)' 시간대에 이뤄졌다"며 "매우 수상한 약세 베팅"이라고 짚었다.
지난 2월 말 이 전쟁이 시작된 후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자 거래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습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해당 발표 약 15분 전 2분도 안 되는 사이 7억6000만달러어치 원유 선물 계약이 거래됐다. 이달 7일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 몇 시간 전 원유 선물에 9억5000만달러 규모의 대규모 쇼트포지션이 구축됐다. 17일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발표하기 불과 20분 전 약 7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하락 베팅 거래가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내부 단속에 돌입한 상태다. 백악관은 지난달 24일 전 직원에게 지위를 부적절하게 활용해 거래하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을 통한 '전쟁 베팅' 금지령도 내렸다. 앞서 폴리마켓 계정 3개는 이란과의 휴전 시점을 정확히 맞춰 60만달러(약 9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발표 15분 전' 소름 돋는 타이밍 "또 미리 알았나...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뤄진 원유 선물거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CFTC가 최소 2건 이상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CFTC 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 등이 요구한 30일 답변 시한 전후로 나올 전망이다. 이들 의원은 지난 9일 중요 미공개 정부 정보의 오용 가능성 우려를 제기하며 관련 조사를 촉구했다.
다만 미공개 정보 이용 논란이 공화당이나 트럼프 행정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CNN방송에 따르면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는 이날 내부 조사 결과 정치 후보자들이 자신의 선거에 직접 베팅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치적 내부자 거래' 혐의로 3명의 이용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는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주 상원의원,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무소속 후보, 텍사스주 하원 예비선거에서 낙선한 공화당 후보가 포함됐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유튜버 미스터비스트 직원과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가 자신의 선거에 200달러를 베팅한 사실이 드러나 제재를 받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