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여론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대통령 취임 직전 실시한 한국갤럽의 주간 정기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44%에 그쳤다. 전주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1월 마지막 주의 56%에 비하면 3주 만에 12%포인트나 급락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답은 32%로 전주(29%)보다 3%포인트 올랐다. 대선 득표율이 과반이 넘는 51.6%인 사실을 생각하면 의외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전후 지지율은 대체로 높은 편이다.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취임을 전후해 상승세를 타기 때문이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7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각각 60%대, 50%대였다. 박 대통령은 다섯 가운데 가장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으로 출발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뜻밖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건 인사 스타일과 인선 내용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통이 없는 인사, 국민통합 의지가 미흡한 인선에 국민의 실망이 컸다는 얘기다. 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국민의 절반 이상(52%)이 '인사 잘못 및 검증되지 않은 인사 등용'을 그 이유로 꼽았다. '국민소통 미흡'(12%)이 뒤를 이었다.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하고 노인기초연금을 비롯한 일부 대선 공약에 대한 입장이 바뀐 점(10%)도 지적됐다.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표류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장관 없이 대통령 홀로 출범한 데서 드러난 정치력 부재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 인선은 불통이라는 비판 속에 지역과 학교 편향, 부적격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와의 관계는 꽉 막혀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되레 이상할 지경이다.
시작인 만큼 지레 낙담할 일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건 걱정이다. 대통령의 권력 자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지지다. 5년 단임의 대통령이 강한 추동력을 갖고 집권 기반을 다지려면 초반 6개월이 가장 중요하다. 출범 초의 낮은 지지율은 개혁적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그나마 앞으로의 기대치가 회복세인 것은 다행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한 '향후 5년 직무 수행 전망'에서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79%로 나타났다. 전주의 71%에 비해 8%포인트 올랐다. 국민은 아직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지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귀를 열고 당선 이후 이제까지의 시행착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원칙과 소신에 따른 인사인데 진정성을 몰라 준다고 국민을 원망할 것도, 야당이 새 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 대통령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내 생각이 옳으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일방적 국정 운용 방식은 버려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과 소통으로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려 노력해야 한다.
걱정은 별로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제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이 무산된 일만 해도 그렇다. 야당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회동 추진을 발표하고는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오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도 모양새가 좋아보이진 않는다. 얽힌 국정 현안에 대해 직접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야당을 압박하고 국회의 대의기능을 약화시키는 부정적 측면 또한 지나칠 수 없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마이 웨이'로 비친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동반자의 길'의 실체가 무언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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