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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명문가⑥名車의 名家 BMW 크반트 가문...품질질주로 독일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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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협력'부끄러운 과거...풍부한 자금력·투명한 경영으로 명성 유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독일의 럭셔리차 메이커인 BMW는 요즘 협공을 당하고 있다. 다임러 벤츠와 아우디가 '타도 BMW'를 외치며 고급차 시장 1위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디터 제체 다임러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인터뷰에서 13개의 신모델을 출시해 2020년에는 꼭 고급차 시장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BMW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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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는 2005년 고급차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오른뒤 지난해 154만대의 고급차를 팔아 다임러(132만대)와 아우디(146만대)간 격차를 벌리는 등 8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BMW그룹은 지난해 BMW와 미니,롤스로이스를 합쳐 총 184만5186대를 팔았다.전년 대비 10.6% 증가한 것으로 경기침체가 무색할 정도였다.

 BMW는 다양한 모델 포트폴리오,고급 브랜드의 힘,전 대륙 고른 판매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했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인다면 대주주인 크반트 가문의 역할 도 빼놓을 수 없다.사실 BMW는 크반트 가문이 없었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2차 대전후 경영부진으로 도산위기에 처했을 때 지분을 사들이고 이를 오늘날의 BMW로 키운 주인공이 크반트 가문이기 때문이다.

요한나 크반트

요한나 크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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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반트 가문은 현재 BMW 주식의 46.7%를 보유하고 있다.BMW를 중흥시킨 헤르베르트 크반트의 부인인 요한나 크반트가 16.7%, 장녀 주자네 클라텐이 12.6%, 장남 슈테판 크반트가 17.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슈테판이 경영을 감독하는 감독이사회 부의장을 맡고 있을 뿐 크반트 가문은 직접 경영하지 않는다. 경영은 BMW맨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CEO가 책임진다.
주자네 크반트

주자네 크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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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테판을 비롯한 크반트 가문은 대중 앞에도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슈테판의 재산이 112억 달러, 주자네 클라텐이 130억 달러,요한나가 100억 달러에 이르지만 이들은 돈자랑을 하거나 가족간 분쟁 등으로 잡음을 내지도 않았다. 주자네는 사내 결혼을 했지만 자기신분을 철저히 감췄고 슈페탄도 명문 카를스루헤 대학 출신으로 억만장자였지만 보스턴 컨설팅 그룹 등에서 일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결혼했다.

슈테판 크반트

슈테판 크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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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반트 가문이 BMW를 인수한 것은 1959년 이다.2차 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국이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며 나치에 적극 가담한 BMW에 1952년까지 엔진 생산을 다시 금지시켜 도산직전이었다. 당시 경영진은 벤츠에 회사를 넘기려 했다. BMW 지분 30%와 다임러벤츠 지분 10%를 갖고 있던 크반트가문은 BMW 매각을 지지하다 노조의 뜻을 받아들여 BMW의 지분을 사들였다. BMW가 보유한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으로 독자 생존을 외치던 소액주주들의 입장도 배려한 결정이었다. 크반트 가문은 BMW를 사들일 만큼 독일 최고의 부자였다.

1916년 당시 비행기 엔진 공장모습

1916년 당시 비행기 엔진 공장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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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반트 가문의 뿌리는 네덜란드 출신 이민자인 에밀 크반트였다.그는 종교탄압을 피해 독일령으로 와서 섬유공장에 취직해 사주의 딸과 결혼했다. 1차 대전이 터지자 아들 귄터와 함께 군복 등을 독일군에 납품에 돈을 벌었다. 귄터는 1928년 하겐의 배터리 제조업체 AFA와 인산염 광산,IWKA를 비롯한 금속조립회사를 인수했다. 나치에 부역해 덩치를 키운 덕분에 1954년 귄터가 세상을 떴을 때 크반트 그룹은 배터리에서부터 금속가공,섬유,화학 등에 이르기까지 200여개 회사를 망라한 거대 산업집단이 돼 있었다.

귄터 크반트

귄터 크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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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귄터의 사업은 첫째 부인의 차남인 헤르베르트와 두 번째 부인의 장남 하랄트가 물려받았다. 헤르베르트는 9살 때 망막 질환을 앓아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탓에 집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가문 소유 기업의 국내외 사업체에서 현장교육(OJT) 형식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아버지로부터 사업가 DNA도 몰려받아 30살에 AFA 감독이사회 멤버가 됐다.

헤르베르트 크반트

헤르베르트 크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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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베르트는 1933년 히틀러가 당선되자 나치당에 가입했다.히틀러는 그에게 '군수경제 지도자'라는 칭호를 줬다.크반트는 강제노역자를 동원해 탄약과 소총,야포,축전지를 나치에 납품했다.수백여명의 강제 노역자들이 숨졌고 하노버의 AFA 공장 마당에는 처형장까지 세워졌다.헤르베르트는 2차 대전후인 1946년 체포돼 구금됐지만 나치 사상을 받아들였지만 범죄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사람으로 분류돼 1948년 석방됐다.

 헤르베르트는 나치부역 전력을 상쇄할 정도의 많은 업적을 남겼다.그는 경영을 책임지는 이사회와 이를 감독하는 감독이사회를 구성하고 종업원의 경영참여를 허용하는 분권화된 경영철학을 정립하고 1969년까지 경영을 맡겼다.하랄트가 1967년 사고로 숨지가 그에게로 넘어온 BMW지분은 1982년 그의 사후 여비서이자 셋째 부인 요한나와 딸과 아들에게로 넘어갔다.

 그는 또 1970~1993년까지 에버하르트 폰 퀸하임을 BMW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해 회사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도록 하는 전문 경영인 발굴의 귀재임을 입증했다. 훗날 그를 'BMW의 백기사'로 평가하는 것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BMW 역시 크반트 가문처럼 두 번의 전쟁으로 성장한 회사였다. 1913년 카를 라프와 율리우스 아우스피처가 20만 마르크로 설립한 '바이에른 항공기 엔진회사'가 시발점이었다.1차 대전 전까지는 6기통과 8기통 수냉식 비행기 엔진을 생산하다 전쟁이 터지자 독일군에 전투기 엔진을 납품했다.1917년에는 바이에른 자동차 회사 즉 BMW로 개칭하고 그 유명한 로고를 채택했다.

글로벌명문가⑥名車의 名家 BMW 크반트 가문...품질질주로 독일 견인 원본보기 아이콘


 제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군이 파리강화조약 조건으로 BMW의 항공기생산을 강제로 중단시키자 1923년 모터사이클을, 1928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각각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영국차를 라이선스 생산했지만 곧 독자 모델을 만들어 냈다. 1930년대에 이르러 오늘날의 명성을 각인시킨 직렬 6기통 엔진을 개발, 3시리즈 세단에 탑재할 정도로 기술력이 탁월했다. 1930년대 독일의 재무장에 이어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다시 전투기 엔진을 납품해 돈을 벌었다.전쟁은 수많은 피를 흘리게 하지만 BMW와 크반트 가문에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크반트 가문은 축적한 자산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놓은 모델로 연속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2005년 세계 최고급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했다.2006년에는 뮌헨 공대 촐신의 BMW맨 라이트호프에게 경영을 맡겨 수성에 성공했다. 나치 부역 전력은 앞으로도 잇몸에 박힌 가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탁월한 기술력과 투명한 경영,크반트 가문의 든든한 후원은 다임러나 아우디가 BMW를 쉽게 넘보게 하지 못할 것 같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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