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 떠나 벤처로 돌아오는 '연어族'
대기업 경험+초기 도전정신 무장 '제2 벤처 르네상스'주역 부상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1.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와 이길형 링크투모로우 대표는 NHN에서 자리가 바로 옆에 있던 회사 동료였다. 먼저 창업에 나선 이는 이정웅 대표. 그는 안정적인 NHN을 박차고 나와 2008년 선데이토즈를 설립했고 이어 이길형 대표도 2010년 링크투모로우를 세우며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무모해 보였던 이들의 도전은 지난해 각각 애니팡과 캔디팡의 성공으로 빛을 발했다. 과거 회사 동료는 업계 라이벌로 자리 잡았다.
#2.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은 국내 1위 게임 업체인 넥슨에서 대표를 역임했고 게임산업협회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그는 2009년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과감하게 넥슨을 떠나 창업에 나섰다. 이 도전은 최근 카카오톡 게임 '활'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는 다시 회사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31일 포털ㆍ게임 업계에 따르면 NHN, 넥슨, 구글 등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벤처를 창업한 '연어족'들이 잇달아 성과를 내며 정보통신(IT)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의 성공으로 벤처 회귀의 대열에 합류하는 인력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문화에 한계를 느꼈거나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연어족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유는 다르지만 큰 조직에서 쌓은 경험이 벤처로 이식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덩치가 커진 인터넷 포털 업체와 주요 게임사에서 두드러진다. 빠르게 변하는 정보통신(IT) 환경에 대응하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작은 조직이 적합하다는 전략적인 판단 때문이다.
연어족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 곳이 포털 업계의 '공룡' NHN이라는 점은 이 같은 사실의 반증이다. NHN 지식쇼핑 영업실장 출신의 김민욱 위시링크 대표는 "모바일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NHN에서는 시장이 확인되기를 기다리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다"며 "모바일 시장에서는 네이버를 이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정욱 한게임 전 대표도 지난해 NHN을 떠나 넵튠이라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설립했고 음성인식 앱 다이알로이드를 만든 이상호 대표, 배달의민족을 개발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역시 NHN 출신의 연어들이다.
연어족의 증가는 조직이 비대해진 기업들의 조직개편 여파와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와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 명 시대가 낳은 수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시 벤처 도전에 나선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는 "구글에서 모바일 검색량을 보니 길에서 찾아봐야 하는 로컬 서치 분야가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다시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벤처 회귀 현상에 대해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이사는 "큰 조직에서 경험을 쌓고 안목을 넓힌 인력들이 다시 벤처 업계로 돌아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산업의 혁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훌륭한 인력들이 많이 나오면 벤처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등 장기적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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