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안도의 한숨'·보훈처 '푸념의 한숨'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베일을 벗은 박근혜정부의 조직개편안에 방위사업청은 안도의 한숨을, 국가보훈처는 푸념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안의 큰 특징은 '큰 정부'다. 5년 전 실용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가 3부 2처를 폐지하면서 정부의 몸집을 줄였다면, 박근혜 정부는 무조건적인 작은 정부를 지양하고 ‘할 일은 하는 정부’로 기조를 잡았다. 17부 3처 17청의 박근혜 정부 규모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개혁'을 주장하던 노무현 정부의 18부 4처 16청과 비슷하다.
노무현 정부때 새로 출범한 것이 방위사업청이다. 당시 노 전대통령은 국방 획득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부패를 예방하고 무기 소요 결정을 육군이 중심이 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아닌 독립적인 '외청'에서 담당토록 해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 개청했다. 방사청은 국방부와 각 군 본부, 국방조달본부 등 8개 기관에 분산되어 있던 무기 도입, 개발, 군수품 조달 기능을 통합시켰다.
하지만 국방부는 박근혜정부 출범에 앞서 방위사업청의 핵심기능을 국방부로 이관할 것을 인수위에 건의했다. 지난해 5월에는 방사청장이 맡은 방위력개선사업의 예산 편성과 추진방법 결정권, 무기체계 연구개발 주관, 무기체계 시험평가 업무 등의 기능을 국방부장관에게 이관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민주당의 반대로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도 상정되지 않은 채 국방위에 묶여 있다.
국방부의 국방획득체계 개선 방안이 실현되면 방사청의 획득기획국 소속 획득정책과, 재정기획국 소속 재정계획과, 시험평가국 등이 사라지고 100~150명의 인력이 국방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이 법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방사청의 이런 기능은 참여정부 당시 군인들이 무기체계 업무를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민간 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균형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국방부에서 방사청으로 넘어갔던 것이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인수위 업무보고 때 방사청 기능 이관 문제를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수위의 요청으로 지난 15일 이 문제를 상세히 보고하고 인수위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이번 보고에서 방사청 핵심기능의 국방부 이관 문제에 대해 국방부-방사청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이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 입안 과정에서 국방부로 흡수되지는 않았지만 핵심기능이 국방부로 넘어가면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정부의 조직개편안에 푸념의 한숨을 쉬는 조직도 있다. 국가보훈처다.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국가보훈처장 지위를 장관급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물밑작업을 해왔지만 기대가 무너졌다. 국가보훈처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정권에서 차관급으로 격하됐다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때 다시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정권에서 또 다시 차관급으로 격하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보훈처는 차관급으로 격하된 이후 국무회의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각 부의 하부기관에 준하고 있기 때문에 보훈정책의 원활한 수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전 국민의 5%에 해당하는 국가유공 수권자 85만2000명과 유가족 등 237만명이 행정대상 인원만큼 장관급 승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훈처는 추후 국회에서의 여야 간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다뤄질 것이란 기대심도 크다. 보훈처의 부 승격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예우 확대 및 보상 강화 차원에서 친박(친박근혜)계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 등이 지난 18대 국회 때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직개편안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부처와 청이 생겨나고 있지만 전체적인 밑그림에서는 기조를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부분"이라면서 "하지만 조직개편에 대한 입장은 전달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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