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1위 동아제약, 병·의원 1400곳에 48억 뒷돈 뿌려
불법 리베이트 혐의...동아제약 및 임직원 7명, 거래업체 대표 4명 기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국내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이 수십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의약품 리베이트가 금지된 이래 적발된 것 중 최대 규모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10일 전국 1400개 병·의원에 48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동아제약 영업총괄 담당 허모 전무(55), 정모 차장(44)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동아제약 및 임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합동수사반 수사 결과 드러난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제공 수법은 다양했다. 리베이트 제공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제3의 업체를 동원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리베이트 제공에 동원된 에이전시 업체 4곳의 대표들도 불구속 기소했다.
동아제약은 자사 의약품을 택해 처방하도록 하기 위해 고객 병원의 억대 인테리어 비용을 대신 부담하거나 수천만원대 의료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홈페이지·광고 등 홍보비용도 대신 내줬다. 병원장의 자녀가 어학연수를 가거나 의사들이 가족여행을 가면 그 비용도 대신 내준 것으로 조사됐다.
1100만원짜리 고가 시계, 1600만원 상당의 오디오 세트 등 병원 원장들에 대한 금품 공세도 드러났다. 동아제약은 값비싼 악기, 가구, 전자제품 등을 병원 관계자들에게 제공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제약은 또 컨텐츠 제공 업체를 통해 수천만원 상당의 강의를 병원 의사에게 제공하고 자문료, 설문조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건네기도 했다. 전통적인 리베이트 제공 수법인 법인카드, 현금, 상품권 등도 동원됐다.
동아제약 측이 수사를 무마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 차장의 경우 내부제보자와 그 가족을 상대로 협박에 나서 진정을 취하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 기소된 홍모 부장(49), 안모(45) 부장의 경우 검찰 압수수색 하루 전날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동아제약 전 직원의 제보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동대문구 용신동 동아제약 본사 및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합동수사반 관계자는 “쌍벌제 도입 이후에도 불법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계속되고 있으며 제3의 회사를 내세우는 등 제공수법이 고도화·지능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의약품 거래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국내 1위 제약업체마저 고질적인 불법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의 경우 제공한 리베이트 규모가 쌍벌제 시행 이후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수사반은 관계자 소환 등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병·의원도 계속 수사해 수사결과에 따라 형사입건 및 관계기관에 행정처분 통지하고, 불법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검·경,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세청,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7개 기관 합동으로 구성된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2011년 4월 출범시켜 지금까지 72명을 재판에 넘기고, 4776명에 대해 행정처분 통지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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