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잘 나갔는데"..코스피 입성한 CJ헬로비전 반전 노려

디지털 전환·인수합병 각종 호재..3분기 실적 발표 후 재평가 기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오랜 숙원인 코스피 입성에 성공한 CJ헬로비전(대표 변동식)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해외 투자에서는 대박을 터트렸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실적이 변변찮기 때문이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저평가받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오후 상장 사흘째를 맞은 CJ헬로비전 주가는 1만5300원선이다. 공모가가 1만6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특히 상장 전 해외 로드쇼 투자설명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던 터라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고 털어놨다. 앞서 CJ헬로비전은 지난달 15~26일까지 홍콩, 싱가포르, 미국에서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됐던 물량의 60%를 투자받았다. 액수로 따지면 1200억원이 넘는 규모다.

하루 7~8번씩, 보통 30분이면 끝날 투자자들과의 미팅도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 다반사였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출장을 갔던 변동식 대표는 끼니도 거른채 강행군을 이어갔다.

해외 투자자들이 CJ헬로비전에 관심을 보였던 이유는 해외선 케이블TV 사업을 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성장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대 MSO인 컴캐스트나 타임워너케이블은 디지털 방송 전환을 타고 주가가 상승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컴캐스트 주가는 올해에만 54%올랐다.

해외 투자사들은 아직 디지털 방송 전환이 절반도 채 안 이뤄진 우리나라 케이블 방송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까지 MSO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를 찍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시각이다.

정성필 CJ헬로비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올해 상반기 기준 CJ헬로비전의 디지털전환률은 42%이나 미국은 90% 이상이 디지털 전환을 완료했다"며 "올해 말 지상파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와 함께 최근 TV 대형화와 고급화 추세는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 전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케이블TV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기존 아날로그보다 3배 높은 1만4300원이다.

CJ헬로비전이 앞으로 M&A에 대한 여력을 갖춘 것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현재 국내 94개 SO중에서 20%인 18개 사업자가 아직 개별 SO로 운영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인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적극 밝히고 있다.

정 CFO는 "해외 투자가는 단기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며 "케이블 방송 외에도 UDTV, 기가인터넷, 스마트 셋톱박스, 티빙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투자펀드가 많이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이번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시장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국내에서도 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증권가에선 CJ헬로비전의 올해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5%, 20.7% 증가한 8091억원과 1202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TV, 인터넷, 이동통신 등을 활용한 결합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서겠다"며 "티빙처럼 초기 투자금액이 필요한 신규 사업은 2015년 흑자 전환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