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필자를 만나면 지인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나름 전문가로서 존경받는 자리에 있는 그들도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앞에서 삶의 긴장도를 다시 높이고 있다. 적당한 시기에 후배 눈치 안보며 젊잖게 은퇴하고 싶었고, "은퇴만 하면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완전한 자유를 누리리라" 호기롭게 외치던 친구들을 삶은 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들의 질문에는 대충 두 가지가 공통적으로 내재된다. 원금의 '최대한 보장'과 '최소한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사실 완전 원금보장에 최대한 많은 수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상품은 존재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의 많은 상품이 기본적으로 '제로섬게임'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따면 누군가는 잃는 구조이다. 쉽지 않은 과제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금융투자회사', 즉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저금리, 고령화, 부동산침체, 가계부채 증가, 실물경제 성장 정체 등 하나 같이 악화되는 삶의 환경에서 증권회사들이 책임지고 해내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세계적 증권회사와 비교해 볼 때, 국내 증권회사들은 자산의 규모나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 역량, 해외사업의 경험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증권업 자체는 가장 글로벌화되어 있는 산업이지만 아직 우리 증권업은 내수산업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경제가 선진화되고 후발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조업에 비해 뒤진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수출과 내수의 균형발전도 필요하다. 필자의 눈에는 우리 증권업이 앞으로 우리경제를 대표하는 서비스업의 총아이자 미래 세계경쟁의 첨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성장유전자를 충분히 갖고 있어 보인다.
사실 우리 제조업의 성장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던가. 반덤핑제소, 특허침해제소, 보조금 지원에 대한 슈퍼 301조 제재. 이제는 기억조차 아스라하지만 불과 십수년전 얘기이며 우리사회는 제조업 발전을 위해 큰 관용과 애정을 나누어 주었다. 이제 엄격한 규제, 그리고 날카로운 비판과 더불어 우리 증권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환경조성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박세리, 김연아, 싸이를 능가하는 한국금융의 세계적 스타가 출현하기를 기대해 보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