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울산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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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6년을 기다려온 부활. 울산 현대가 '아시아의 깡패' 본능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그 사이 사상 첫 아시아 정상 도전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1
2006년 울산은 전년도 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첫 출전 했다. 이천수·최성국·마차도·레안드롱·이상호 등으로 구성된 당시 공격진은 막강 그 자체였다. 특히 아시아 무대에서 그 위력은 배가 됐다. 각국의 챔피언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골 세례를 퍼부었다.

ACL 8강전을 앞두고 열린 A3챔피언십. 울산은 세 경기에서 12골을 융단 폭격했다. 전년도 J리그 우승팀 감바 오사카를 6-0으로 대파하더니, '중국 챔피언' 다렌 스더마저 4-0으로 꺾으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는 ACL로 이어졌다. 8강 상대는 알 샤밥. 전년도 사우디 아라비아리그 우승팀이자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움베르트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팀이었다. 그런 상대를 맞아 울산은 6-0 스코어를 재현해냈다. 비록 4강에서 대회 우승팀 전북 현대에 통한의 역전패했지만, 울산에겐 '아시아의 깡패'란 별명이 붙었다. 어감은 다소 거칠었지만, 막강한 공격력을 극적으로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2
3년 뒤 울산은 다시 ACL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천수와 최성국이 떠난 공격진에는 염기훈과 오장은이 있었다. 알미르, 루이지뉴 등 알짜배기 외국인선수도 보유했다. 오랜만에 아시아 무대에서 발휘될 '깡패 기질'에 관심이 모아진 건 당연했다.


김호곤 당시 신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ACL을 포기했다. 얇은 스쿼드가 이유였다. 공개적으로 2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K리그에서 우승팀이 나오겠지만, 사실 FC서울에 기대를 건다"라는 김 감독의 발언은 팬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울산은 6경기 4골 10실점이란 초라한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별명도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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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2년, 울산은 ACL에 세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황은 3년 전과 달랐다. 스쿼드는 두터워졌고 자세도 바뀌었다. 김 감독은 "ACL와 K리그 동시 제패를 노리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문수 구장엔 '부활하라 아시아의 깡패'란 걸개가 걸렸다.


시작은 미미했다.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올랐지만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았다. 조별리그 6경기 모두 한 골차 승부 혹은 무승부였다. 옛 별명을 상기시키기 다소 부족했다.


본색이 드러난 건 16강전부터였다. 울산은 전년도 J리그 우승팀 가시와 레이솔을 압도, 세 골을 뽑아내며 승리했다. 후반 체력 저하로 내준 두 골이 신경이 쓰리지 않을 만큼, 울산은 강했다.


8강 상대는 사우디 양대 명문 중 하나인 알 힐랄. 파리생제르맹을 이끌었던 앙투아 콤부아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 사우디 대표팀 간판 공격수 아셰르 알 카타니, 세네갈 대표팀 수비수 압두 까데르 망간 등 쟁쟁한 선수들도 즐비하다.


결과는 울산의 대승이었다. 지난달 19일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데 이어, 4일 2차전 원정에선 4-0 대승을 거뒀다. 특히 2차전에선 현지 관중들조차 경기 후반 "울산 넘버원"을 외치며 홈팀에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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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 본능'의 부활


전력은 2006년 못지않다. 특히 '깡패'의 선결조건인 공격력이 대단하다. 6년 전 이천수가 맡았던 ''깡패 축구'의 선봉장 역할은 이근호의 몫이다. '프리롤'에 가까운 움직임에 엄청난 활동량과 공격적 플레이를 자랑한다.


김신욱은 포스트 플레이로, 김승용은 날카로운 돌파로 힘을 보탠다. 임대 영입된 하피냐는 득점 감각이 물이 올랐다. 최근 ACL 포함 9경기에서 8골을 퍼부었고, 특히 8강전 두 경기에선 모두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이들의 체력이 떨어질 쯤엔 마라냥과 이승렬이 대신 나선다. 상대 수비가 갖는 부담은 여전하다.


최근 다시 가동된 이호-에스티벤 더블 볼란테도 반갑다.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과 영리한 플레이는 상대의 거센 파도를 막아내는 방파제다. 이근호와 더불어 최근 울산 상승세의 원동력이라 할만하다. 둘은 지난 시즌 울산이 6강 챔피언십에서 '철퇴축구 돌풍'을 일으킬 당시에도 숨은 주역이었다.


곽태휘-김영광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도 탄탄함을 자랑한다. 오른쪽 풀백 이용도 최근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최재수의 이적과 이재성의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치곤은 비록 명단 누락으로 ACL을 뛰지 못하지만, K리그를 소화하며 다른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줄여준다. 수비가 탄탄하니 공격은 더욱 힘을 받는다.


세트피스도 울산의 장기 가운데 하나다. 김신욱·곽태휘·강민수 등을 앞세운 제공권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근호도 신장은 작지만 헤딩력이 좋다. 김승용의 날카로운 킥력이 더해져 위력은 더욱 커진다. 이쯤 되면 사상 첫 ACL 정상 등극도 꿈은 아니다.


결승전, 알 이티하드와 '깡패 더비'?

울산은 이번 대회 유일한 K리그 생존팀이다. 4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 명문 부뇨드코르.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 각각 포항과 성남을 탈락시킨 장본인이다. 대리 복수전의 의미를 가진 셈. '복병'으로 평가받는 상대지만 울산의 전력과 현 기세라면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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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뇨드코르를 넘을 경우 울산은 결승에서 알 이티하드-알 아흘리(이상 사우디) 승자와 맞붙는다. 대진상 결승을 홈경기로 치를 수 있는 이점도 챙긴다. 흥미로운 사실은 알 이티하드 역시 '아시아의 깡패'로 불린다는 점.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울산은 K리그의 4년 연속 ACL 결승 진출 위업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지고 있다. 부활한 울산의 '깡패 본능'이 이번에야 말로 아시아를 집어삼킬지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이유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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