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국외영주권을 소유하고도 스스로 군 입대한 사람이 최근 6년새 1000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됐지만,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려고 스스로 입대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5일 육군은 "육군훈련소를 통해 지난 2007년 입대한 국외영주권자를 대상으로 1주간의 초기 적응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038명의 군 입대 국외영주권자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국외영주권을 가진 입대자를 연도별로 보면 2007년 113명, 2008년 147명, 2009년 198명, 2010년 263명, 2011년 251명, 올해 66명 등이다. 현재 51명의 국외영주권자가 육군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을 받고 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21년을 미국, 과테말라, 볼리비아, 이탈리아, 헝가리 등 문화와 언어가 다른 18개국에서 살다 왔다.
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하고 일본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입대한 이현준(30) 훈련병은 "군대 갔다 왔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당당하게 대답하기 위해 자원입대했다"고 말했다.
김 훈련병은 "한국군으로 다시 입대한 것을 후회하지 않으며 전역하면 한국에서 대학도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일본 영주권자인 홍진기(21) 훈련병은 입대동기에 대해 "군 생활을 통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정체성을 갖고 나의 미래를 개척해보고 싶어 입대를 결심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김범준(26) 훈련병도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입대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들 훈련병은 지난 3일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피해를 본 충남 논산시연무읍의 농가를 찾아가 찢긴 비닐하우스와 무너진 인삼밭을 일으켜 세우며 농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한편 이들 국외영주권자 5주간의 신병 훈련을 마치고 오는 26일 수료식을 한다. 29일 근무하게 될 부대로 배치되면 고국에서의 첫 추석 명절을 군에서 맞이한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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