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벼 이삭이 하얗게 말라죽는 백수 피해 지역이 갈수록 늘고 있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연이어 농지를 덮친 탓이다. 급기야 피해 면적이 벼 전체 재배 면적의 10%를 넘어섰다. 태풍 곤파스가 불어닥쳐 백수 피해가 가장 컸던 2010년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추수를 앞둔 시점에 올해 쌀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접수된 전국의 벼 백수 피해 면적이 9만2000㏊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만㏊로 피해가 가장 컸고, 이어 전북 3만4000㏊, 충남 6000㏊, 경남 100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벼 재배면적은 84만9000㏊ 정도다. 이번 백수 피해 면적이 9만2000㏊ 규모니, 우리나라 벼 전체 재배 면적의 10%가 넘는 지역이 백수 피해를 입은 셈이다. 올해 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작년 국내 쌀 생산량은 422만t 정도였다. 여기서 백수 피해지역(벼 재배 면적의 10%인 40만t)을 뺀다고 가정하면 올해 쌀 생산량은 380만t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피해 지역 벼 전체를 수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벼 상태를 분류하다보면 피해 규모는 어느정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대 최대의 피해가 접수된 만큼 올해 쌀 생산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 또한 "(백수)피해 규모가 커 올해 쌀 생산량이 작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백수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피해가 어느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쌀 생산량이)얼마나 줄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며 "백수 피해 최소화 대책 추진과 함께 피해농가 지원 방안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벼 작황 조사는 통계청이 매년 9월 15일 기준으로 실시하며, 조사 결과는 10월 10일 전후로 발표된다. 내달 10일 정도면 백수 피해를 감안한 올해 쌀 생산량의 추정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백수 현상 수정기의 벼가 강한 비나 바람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수분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해 하얗게 말라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벼에 알맹이가 없다보니 '쭉정이벼'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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