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결혼 앞둔 예비부부 '불똥'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명품이나 사치스러운 혼수를 자제하고 중저가의 실속형 생활용품을 선호하고 있다.
6년 열애 끝에 오는 9월 결혼 예정인 회사원 이모(33)씨는 조금이라도 예식비를 아끼기 위해 예식장이란 예식장은 다 훑다시피 했다. 어렵게 한 예식장에서 '패키지 웨딩'이란 상품을 찾았다.
웨딩 사진과 웨딩드레스, 예식, 폐백, 피로연 등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묶음판매'였다. 가격도 400만원에 불과했다. 따로따로 준비했다면 최소 700만원은 넘게 들었을 것이다.
A씨는 '입찰'에 참여한 예식장 중에 가격대비 마음에 드는 곳을 골랐다. 발품도 줄이고 가격도 100만원 이상 아낄 수 있었다.
결혼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예식비용을 깎아주는 예식장도 있다.
강남의 한 웨딩홀 관계자는 "9월과 10월이 결혼성수기이지만 주말인 경우에도 다소 늦은 시간에는 예식장 대여료와 음료대 등을 할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갖추자면 1000만원을 훌쩍 넘기 마련인 예물도 간소화하는 추세다.
올해 10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최모(31)씨는 아내와 저렴한 커플반지 하나만 나눠 갖기로 했다. 폐백 때 입을 한복도 예식장에서 빌려주는 대여 한복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그는 "어차피 결혼식 때 잠깐 입을 한복인데 웨딩드레스처럼 빌려서 사용하는게 훨씬 낫다"며 뿌듯해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신혼여행도 저렴한 동남아 등지를 선호하고 있다.
한 신혼여행전문여행사 관계자는 "올 가을에는 보라카이, 롬복 등 동남아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예비부부들이 많다"면서 "하와이, 칸쿤 등 멀고 비싼 지역으로는 거의 문의가 없다"고 말했다.
초기 구매부담이 큰 가구, 침구, 가전제품 등 혼수품들도 쿠팡, 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나 온라인 구매를 통해 할인받거나, 아예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에 란액락, 한샘 등 주방·가구업체들은 온라인 전용 혼수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며 이마트, GS샵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렌탈 서비스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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