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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그리스 '어게인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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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이 세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2000년대 유럽축구선수권대회(UEFA) 우승팀이다.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이들 세나라 축구 대표팀은 유럽 축구의 최대 잔치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자국민들을 열광시켰다. 우연히도 지금은 모두 경제위기에 허덕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트'라는 찬사를 듣던 지네딘 지단이 뛰던 2000년 프랑스의 우승과 지금도 전세계 1위인 '무적함대' 스페인의 2008년 우승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해적선' 그리스의 경우는 다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행이 전세계 축구팬을 놀라게 한 2년후 그리스는 유럽 축구의 강호들을 차례로 꺽고 유로2004에서 우승하는 역사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포르투갈 리스본 경기장에서 열린 주최국 포르투갈과의 결승전에서 하리스테아스의 슛이 골대를 갈랐을 때 그리스 국민들이 느낀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스는 이 대회 이전만 해도 축구팬들의 관심 밖이었다. 유로 본선에 진출한 적이 유로 80 딱 한번이었고 그나마도 예선에서 탈락했던 경험 뿐이었다

대회를 거치며 많은 이들이 그리스의 우승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스에는 결승전에서 만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와 같은 몇천억을 받는 스타가 없었다. 개인의 힘이 아니라 11명이 기계 처럼 딱 맞아떨어지게 움직이는 조직력에 강팀들이 줄줄이 쓰러져 나갔다.

축구 이외에 2004년은 그리스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해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한지 3년이 되는 이 해에 올림픽 100주년을 기념하는 아테네 올림픽이 열렸다. 경제상황도 좋았다. 이해의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4.7%로 유로존 내에서 가장 높았다. 그리스 국민들은 호황을 즐겼다. 그런데 그리스는 이같은 국가적인 호재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올릭픽의 후유증은 경제에 부담을 남겼고 성장률은 둔화되기 시작했다. 2004년 유럽통계국은 그리스의 예산통계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게 됐다. 그리스의 재정통계가 엉터리라는 고백이 터져 나왔다.

유로존에 가입할 자격이 애시당초 없었던 것이 드러났다. 금융위기가 터졌고 그리스는 이후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어 외부에 손을 내밀어야 했다. 거듭되는 구제금융에도 혼란을 거듭하며 유럽을 넘어 전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오는 17일은 그리스의 2차 총선일이다. 이 선거의 결과는 그리스를 넘어 유럽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선택은 그리스인의 몫이지만 결과는 지구인 모두에게 미치게 된다. 그때문에 어느때보다 그리스인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선거 하루전인 16일 그리스 축구 대표팀은 유로2012 대회에서 러시아와 마지막 조별예선을 가진다.

부디 경기와 선거 모두 좋은 결과로 이어져 축구팀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그리스 경제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축구와 경제 모두 어게인 2004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기자가 그리스를 응원하려는 이유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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