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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는 붉은 경제 '마약'먹여 힘돋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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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규모 경기부양 논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세계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자 중국이 2008~2009년처럼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경기부양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약 628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위기에 처한 세계 경제를 구하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을만큼 재정능력이 있다고 평가 받으면서 중국은 악화한 자국 경기와 세계 경제에 대응해 다시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4일(현지시간) 중국 지방정부 부채가 10조위안(약 1855조원)에 이를 뿐 아니라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데 반해 악성 채무가 늘고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과거와 달리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 투자는 마약과 같다"=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현 난국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나 능력이 전에 비해 위축됐다고 주장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왕친웨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정책 능력이 약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동기도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수뇌부는 자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는 실제 모습은 과거보다 훨씬 조심스럽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투자 승인 동향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사회간접자본, 제철, 그린에너지 관련 사업에 승인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 차원에서 가전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나 세금 인하 같은 몇몇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그 범위와 폭이 시장을 압도할만한 게 못되는데다 경기부양책이라고 내세우기에는 낯 간지러운 수준이다.
중국이 이처럼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데는 지난 경기부양의 영향으로 자국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이 생겼기 때문이다. 과감한 경기부양 후 중국 정부는 과잉 투자, 국유기업의 지나친 독점이라는 문제를 안게 됐다. 이후 학계에서는 단기간의 경제성장 정책들이 중국 경제의 구조 자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비판했다.

런민 대학의 자오시준 교수는 투자로 경제성장이 유지되는 것과 관련해 "경제 불균형을 심화시켜 경제개혁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중국에 투자는 마약과 같다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로 경기 부양할 것"=한편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고정자산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최근 발표된 중국의 경제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고정자산 투자를 다시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발표된 중국의 공식 구매관리자지수(PMI)인 물류구매연합회(CELP) PMI는 50.4로 시장 예상치인 52를 밑돌았다. 지표가 일단 경기 확장 국면인 50을 넘기긴 했지만 4월 PMI 53.3에서 하락했기 때문에 시장은 중국 경제의 건실성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신규 대출 역시 부진했다. 따라서 중국의 수출 및 내수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몇 주 전부터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이 제기돼 세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중국의 고용 사정도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브스는 중국 정부가 조만간 적극적인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단기간에 수출 급감으로 말미암은 경제적 충격을 만회하는 방법은 고정 투자 확대다.

그 동안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교수 같은 이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 및 고용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공공투자에 의지해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에도 공공 투자 및 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일반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낮췄다. 국무원은 가전기기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미 경기부양에 들어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황이핑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이 실물 경제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릴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들어 경제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 측은 중국 정부가 이달에 3가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최우선 순위의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집행 속도가 빨라질 듯하다. 이밖에 바클레이스 측은 중국 정부의 민간 부문 투자 승인 건수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인민은행이 창구 지도로 대출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하반기 경제성장은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의해 이뤄질 듯하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전력ㆍ수자원ㆍ철도에 대한 신규 투자 승인을 늘릴 것이다. 이외에 대출 금리 인하도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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